새 투자자 찾아 2~3년 만기 연장…시장 관심 높아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건설 구하기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건설이 2013년 발행한 4천억원 규모의 상환전환 우선주(RCPS)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조기정산을 요구하면 이 RCPS를 인수해 만기를 2~3년 연장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상환전환 우선주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포함된 우선주를 의미한다.

즉 계약된 조건에 따라 보통주 전환 청구와 상환 청구가 둘 다 가능한 우선주다.

이 RCPS는 두산건설 주식이지만 주주 간 계약으로 두산중공업이 신용을 보증해 연 6.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높은 수익률과 최근 수주실적 등이 호전되는 두산중공업의 신용보강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수요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사전 투자의사를 묻는 초기 과정에서 이 RCPS에 대해 시장에서 상당한 투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시장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고 최근 수주 실적 등이 개선되는 두산중공업이 신용보강을 하고 있어 재매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RCPS의 만기 정산일은 오는 12월 16일이다.

그러나 투자자들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조기정산청구권이 발동됐다.

그동안 두산중공업은 오는 12월 만기 시점에 재매각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의 조기정산 요청이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만기를 2~3년 연장할 방침이다.

전액 매각이 안 될 경우는 잔여 주식을 두산중공업이 직접 보유한다.

이번 재매각으로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RCPS 상환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일 사모펀드 MBK와 공작기계 부문 매각 계약을 1조1천300억원에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두산중공업 RCPS 재매각과 현재 진행 중인 두산DST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두산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