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이맘때부터 전세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예비 신혼부부도 전셋집 마련에 분주하다. 어디가 좋을까.

전문가들은 하반기 수도권 신도시 입주 물량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입주가 비슷한 시기에 쏟아져 싼 전세물건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입주 잔금을 마련하는 게 여의치 않아 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다.


◆인천 영종도 입주 스타트

인천 영종하늘도시에는 연말까지 6개 단지에서 8000여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한다. 8월 초 입주를 시작한 영종하늘도시 동보노빌리티는 585가구 중 25%가량인 150여가구가 한 달 만에 입주(잔금 완납 포함)한 상태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는 수요자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84㎡(10개 타입)로 이뤄져 있으며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가구가 많다. 입주예정자 중 상당수는 회사와 가까운 인천공항 종사자와 친환경적인 자연 속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세컨드 하우스 수요자들이다. 입주대행사인 서우프리오 이우상 대표는 “초기 입주율이 인근 김포한강신도시나 남양주 별내신도시보다 높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목적보다 분양 받아서 살려는 실수요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종하늘도시에서는 우미린 한라비발디 한양수자인 등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입주에 나선다. 영종하늘도시 개발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LH는 동보노빌리티 앞에 대형마트와 입주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일반 버스노선과 별도로 하늘도시 각 아파트 단지와 인천공항철도 운서역, 인천터미널 부근의 동춘역, 서울 김포권의 개화역 간 3개 노선의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도로공사는 진행 속도가 빨라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아파트가 들어선 일대의 공공시설 공사는 가능한 한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청라는 한창 입주 중

인천 청라국제도시도 입주가 잇따르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인천시 주도로 인천로봇랜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청라달튼스쿨이 개교하는 등 청라국제도시 개발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역~청라를 오가는 광역버스(M버스)가 20분마다 다니는 등 총 14개 버스 노선이 생기고 연말 신개념 교통수단도 개통된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반도 유보라2차’(754가구)는 전용면적 101~121㎡의 대형으로 이뤄진 단지다. 기존 천장보다 10㎝ 높아진 2.4m 천장을 적용, 저층 가구의 개방감을 높였다. 단지 내부의 경우 대형 광장을 중앙에 두고 800m 길이의 조깅트랙, 차량과 보행자 동선을 분리한 출입구 등을 들였다. YBM과 연계한 영어마을도 개설했다. 바로 옆 1차(174가구) 단지와 함께 1000가구에 가까운 유보라 타운을 조성, 대단지 프리미엄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월세 입주 가구도 1년 동안 일반관리비와 입주청소를 지원하는 등의 혜택이 있다”며 “전세가격도 9000만~1억원 초반 수준으로 저렴해 저축해둔 돈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청라지구 A36블록 ‘동문굿모닝힐’(734가구)도 집들이가 한창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감안해 입주지정기간을 연말까지 늘려잡았다. 입주 지정기간 내 잔금 완납 가구에 한해 입주지원금과 관리비(월 10만원씩 24개월), 입주청소 등을 지원해준다.

한화건설도 청라지구 ‘한화 꿈에그린’ 입주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선보이고 있다.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25인승 셔틀버스 4대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 입주 지정 기간 내 발생하는 공용부문 관리비를 시공사에서 부담하고 입주세대에 대해 청소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구마다 실외기 방충망을 설치해준다. 입주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지하주차장 주차위치정보시스템을 설치했다. 한화건설이 피트니스센터, 골프클럽, 사우나 등 커뮤니티시설을 1년 동안 운영, 입주민의 부담을 줄여준다.


◆한강신도시· 광교신도시도 집들이

김포한강신도시 파주신도시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2기신도시에서도 입주물량이 끊기지 않고 있다.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 A22블록에 들어선 ‘한양수자인’은 453가구로 전용면적은 84㎡다. 인근에 흥덕지구가 있어 당장 입주해도 편의시설 이용에 문제가 없다. 단지 길 건너에는 원천호수공원이 자리잡고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최근 서울역, 강남 등지로 운행하는 M버스(광역급행버스)가 개통돼 서울 접근성도 개선되고 있다. 하반기 광교신도시에 입주물량이 몰리는 만큼 전세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기준층은 2억~2억2000만원 수준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에는 올 들어 10여개 단지 7000여가구가 준공됐다. 이들 단지 중 호반베르디움은 전용면적 59㎡ 1584가구로 이뤄졌다. 한강신도시 내 중앙공원, 수로길과 가깝고 운유산이 단지 바로 뒤에 있어 조망권과 쾌적성이 장점이다. 단지 내부에 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어 교육환경도 양호하다. 장기지구와 가까워 입주 후에도 생활에 불편함이 적다. 최근 상업지구로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늘어나면서 불편했던 교통여건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파주 운정신도시에 건립된 ‘캐슬&칸타빌’은 총 219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롯데캐슬이라는 브랜드와 대규모 단지의 메리트가 더해져 관심이 높다. 경의선 운정역을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최근 파주에서 서울 각지로 오가는 광역버스가 신설됨에 따라 교통환경도 양호한 편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80㎡의 전세가격은 1억3500만~1억4000만원 선으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며 “협의를 잘 하면 시세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하게 살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