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집행 저지 위해 10시간동안 철조망 봉쇄

경매로 주인이 바뀐 리버사이드호텔에 대한 법원의 명도집행을 세입자들이 폭력시위로 막았지만 별다른 충돌없이 10시간여 만에 끝났다.

서초구 잠원동 리버사이드 호텔에 입주한 20여개 점포의 세입자와 가족 등 200여 명은 27일 오전 법원의 명도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철조망으로 호텔 주변을 봉쇄했다.

이들은 13층짜리 호텔 건물 옥상에 시너통 등을 쌓아놓고, 호텔 주변 곳곳에는 불을 붙인 각목을 꽂은 드럼통 수십 개를 배치한 채 법원 집달관과 용역업체 직원 700여 명과 대치했다.

이들은 "호텔을 새로 인수한 업체 측이 기존 소유주와 체결한 세입자 처리 약속(임대 계약 갱신)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자신들을 불법적으로 내쫓으려 한다며 반발했다.

세입자들은 농성 10시간여 만인 오후 6시께 새 업체측이 일단 기존 소유주와도 임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가 4∼5곳에 대해서만 명도집행을 하겠다고 한 뒤에야 자진해산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호텔 주변에 6개 중대, 600여 명과 구급차, 소방차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이날 법원의 명도집행과 세입자들의 시위로 이 호텔에 묵고 있는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 수십 명의 발이 묶이거나 급히 숙소를 변경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