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초기 분양 성적이 올해 들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분양가 급등세 등이 겹치며 제때 계약자를 찾지 못하는 신규 아파트 사업장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78.0%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엔 전국 초기분양률이 86.3%였는데, 올해 들어 8.3%포인트 하락했다. 초기분양률은 분양을 개시한 지 3~6개월된 아파트의 총 공급 가구수 대비 실제 계약이 이뤄진 가구수 비율을 뜻한다.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전수 조사해 산출한 값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초기분양률이 100%였다. 모든 단지가 6개월 안에 ‘완판’(100% 계약)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초기분양률 88.6%)엔 10가구 중 1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90.7%→72.9%)과 경기(95.2%→86.2%)도 전분기엔 100%에 가까운 초기분양률을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에 일제히 하락했다. 지방의 사정은 훨씬 심각하다. 경북(36.3%)과 대전(43.1%)은 6개월이 넘도록 계약자를 구하지 못한 분양 물량이 절반을 넘는다. 대전의 경우 작년 4분기엔 초기분양률이&n
▶전형진 기자부동산시장은 자산시장 중에서도 정보비대칭성이 강한 곳입니다. 속고 속이는 사건사고가 많은 곳이기도 하죠. 우리를 교묘하게 속이는 말들은 어떤 게 있는지 정리했습니다.아파트 분양광고 등에서 '사통팔달 쾌속 교통망' 같은 표현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대게 어떤 교통수단이 근처에 있다면 그게 강조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뭉뚱그려 표현한다면 어떤 것도 가깝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더블 역세권'도 마찬가지인데요. 두 역 중간에 있어서 어느 역도 애매한 거리일 때가 많습니다.'미래 호재 선점'이란 표현의 경우 지금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만약 여기에 '청정 자연'이란 단어가 쓰였다면 앞으로도 아무 것도 없을 확률이 높죠.팸플릿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는 조감도의 경우 한 귀퉁이에 이렇게 표기된 경우가 많죠. 'CG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를 수 있는 게 아니라 대부분 실제와 다릅니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에 공개된 CG의 경우 건축허가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콘셉트 아트라고 이해하시는 게 편합니다.건설사 이름을 내세우며 '브랜드 평판 1위' 등의 홍보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조사업체는 여러 곳이고 업체마다 조사한 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1위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마찬가지로 '일대의 랜드마크'라는 홍보도 큰 의미를 두긴 어렵습니다. 관용구처럼 쓰이다 보니 주변에 자칭 랜드마크가 아니 곳을 찾기가 더 힘들기 때문이죠.또 한국은 주거용 건물에 대한 선택 기준에서 남향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전가구 남향
2021년 8월 비가 추적추적 내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찝찝하던 어느 여름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생활형숙박시설 계약이 진행되는 모델하우스 현장에 이른바 ‘떴다방’으로 추정되는 부동산 관계자들과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팔려는 당첨자들이 몰렸다.다들 어깨에는 우산을 걸치고 한 손에는 수첩을, 또 다른 한 손엔 휴대전화를 들고 어디론가 바쁘게 전화를 거는 모습이었다. 분양가가 20억9400만원으로 가장 비쌌던 전용 111㎡ RRR(로열동·로열층·로얄라인) 분양권에는 웃돈이 2억원까지 붙었다. 가장 작은 면적대였던 전용 49㎡에도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되기도 했다.오는 8월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준공된다. 하지만 생활형숙박시설이 다 지어진다고 해도 수분양자들은 들어가서 살 수 없다. 송민경 한국레지던스연합 회장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분양받아 중도금을 내는 곳에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준공이 점점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수분양자들이 롯데캐슬 르웨스트를 분양받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생활형숙박시설이 분양했던 2021년은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을 때였다. 아파트값이 빠르게 오르다 보니 아파트의 대체재인 주거형 오피스텔이 치솟았고 오피스텔도 사지 못할 것이란 불안함은 예비 청약자들을 생활형숙박시설이라는 새로운 대체재로 이끌었다.송민경 회장은 "당시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오르다 보니 '지금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은 할 수 없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아파트는 가점이 높아서 넣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고, 오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