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고장으로 부두까지 끌려와 최근까지 정비…수리후 어제 재발사
北 잠수함, 작년 SLBM 발사후 고장나 예인됐다…이번엔 멀쩡?
전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쏜 북한 고래급(2천t급) 잠수함이 작년 10월 첫 발사 때 고장이 나 부두까지 예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 잠수함을 최근까지 수리를 마치고 지난 7일 SLBM 1발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10월 19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동해상으로 '미니 SLBM'을 발사했던 2천t급(고래급) 잠수함은 발사 후 기관 고장으로 자력 항해가 불가능했다.

북한은 당시 이 잠수함 함명을 '8·24영웅함'으로 지칭했다.

자력 항해가 불가능해진 이 잠수함은 예인선에 이끌려 신포조선소 부두까지 예인됐다.

SLBM 발사에 따른 충격 등으로 엔진을 포함한 동력 파트가 손상된 것으로 추정됐다.

소식통은 "파손 정도가 명확히 파악되지는 않으나 자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예인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남측이 작년 9월 15일 독자 개발한 SLBM을 도산안창호함(3천t급)에서 세계 7번째로 발사 성공한 것에 대해 자극을 받아 약 한 달 뒤 급하게 쏜 측면이 있었다.

북한 잠수함 고장은 작년 민간 위성사진 등에 일부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그해 12월 14일 고래급 잠수함이 신포 조선소의 드라이독(건식독)에 옮겨져 있는 장면을 보도했다.

드라이독은 잠수함과 배를 건조하거나 수리할 때 사용되는 장소로, 고래급 잠수함이 보수·정비 목적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했다.

고래급 잠수함은 2016년 6월 신형 잠수함으로 식별됐고 신포조선소에 정박했다고 알려진 이후 물이 없는 상태로 선체가 관측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역시 올해 1월 보고서에서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이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 과정에 기능 이상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 잠수함 선미 부분에서 주목할 만한 작업이 집중됐다.

선미는 엔진실이 위치한 곳이어서 잠수함 추진 시스템 등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CSIS는 작년 미사일 발사 이후인 10월 21·25일, 11월 4∼6일, 11월 18∼19일 이동식 크레인이 잠수함 옆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이 잠수함은 가림막 아래 자리 잡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3월 22일 가림막 바깥으로 비스듬히 나온 장면이 위성에 찍혀 SLBM 시험발사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고장이 난 고래급 잠수함을 최근까지 수리한 정황은 한미 정보 당국에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고장 난 잠수함을 정비해서 이번에 다시 SLBM을 발사했고, 아직 손상 징후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신포조선소 일대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북한의 고래급 잠수함은 전장 67m, 전폭 7m 정도 크기로, 수상 배수량 1천800t, 수중 배수량 2천200t으로 추정되며 북한에서 유일하게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