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 본선' 서초구서 왠 단수공천?…기초단체장서도 '윤심' 논란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 전략공천과 관련한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보수 텃밭’인 서울 서초구 등에서 경선이 아닌 단수공천이 거론되면서 광역자치단체장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윤심(윤석열의 마음)’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서초지역 국민의힘 책임당원 100여명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서울시당·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초구청장 후보 단수 추천을 배제하고 공정 경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서초구청장 선거는 서울시 행정국장 등을 역임한 황인식 후보, 서울시 출신 전성수 전 인천시 행정부시장,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 전 의원 등이 예비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는 전성수 전 인천시 행정부시장을 단수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쟁 예비후보는 물론 책임당원들도 공정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단수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는 것은 서초구청장 선거가 이른바 ‘당내경선이 당선’인 지역이어서다. 서초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민선 7기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온 적이 없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24개 자치구를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이전 자유한국당) 출신인 조은희 전 구청장(현직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전 예비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적 가까운 사이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윤심’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전 예비후보는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학과 1년 후배다. 지난 대선때는 윤석열 캠프에서 민생정책 관련 공약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책임당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는 지역에서 경쟁을 하지 않고 후보를 단수 추천한다는 것은 불공정한 결정”이라라며 “‘챙겨주기’용 공천이라고 밖에 의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예비후보는 인천시 행정부시장시절 성추행을 당한 임기제 여성 공무원에 대해 조사 확인 의무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세가 강한 강남구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당초 14명 예비후보가 난립하던 강남구는 서명옥(전 강남구청 보건소장), 성중기 · 이석주(서울시의원), 이은재( 전 국회의원) 4명을 대상으로 한 경선지역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최근 다시 여성전략공천설이 흘러나오면서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기권에서도 평택시장 후보에 인수위 상임 자문위원이자 도의원 출신인 최호 예비후보가 단수공천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 평택시장인 국민의힘 공재광 예비후보는 경선을 촉구하며 단식농성까지 벌였다. 하남 역시 시장후보 단수 공천 분위기에 급기야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집단탈당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당 관계자는 “공천잡음은 투명하지 못한 심사·발표 과정과 일부 지역별 유력 정치인 등의 입김이 작용하며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며 ”당내 갈등과 무소속 출마 등으로 확산하며 지방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