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국민투표' 방안 추진과 관련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월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장 비서실장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식으로 선관위에 안건을 상정해 결론이 난 것도 아닌데, 사무처 직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월권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은 "선관위에서 안건을 상정해 합의를 거친 것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 비서실장은 '윤 당선인에게 검수완박 관련 국민투표 방안을 보고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하지 않았다"며 "우선 제일 중요한 건 국회에서 법적으로 보완하는 게 가장 빠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위헌적이고 다수가 밀어붙인, 그리고 국민이 원하지 않는 국회의원과 공직자들에게 불수사특권을 주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리라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국회 본회의장. / 사진=한경DB
국회 본회의장. / 사진=한경DB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윤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 오는 6·1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투표 추진을 윤 당선인에게 제안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2014년 7월)에 따라 해당 조항의 효력이 상실(2016년)됐으며, 현행 규정으로는 투표인명부 작성이 불가능해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복수의 언론에 밝혔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부터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당선인 측의 초헌법적인 검찰 정상화법 국민투표 제안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투표법은 2014년 7월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위헌 상태에 놓여있고 2016년부터 효력이 상실돼 약 6년째 국민투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72조를 들며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검찰 선진화법이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일 리가 없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무식하거나 초헌법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초헌법적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부터 위헌 상태의 국민투표 제안까지 이런 허술한 인수위와 윤 당선인 측의 향후 국정운영이 우리 국민의 삶을 얼마나 위태롭게 할지 걱정이 앞선다"며 "이런 우스꽝스러운 정치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국민투표에 관한 현 상황이 이렇다"며 "그런데도 법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겠다면 NSC를 비롯해, 각종 1급 보안문서들이 있어 '국가 안위'와 직접 연관된 청와대 이전부터 국민투표에 부쳐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