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왼쪽)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주호영 의원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왼쪽)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주호영 의원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본경선을 앞두고 각각 ‘거물’들과 손잡으며 세력 확장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TK) 최다선 의원인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고, 홍 의원은 당내 경선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윤 전 총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 전 원내대표의 대선캠프 영입을 발표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드리기 위해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그 점에 공감해주셨다”며 “주 전 원내대표와 함께 손잡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서 국민의 열망을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주 전 원내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보수 텃밭인 TK 지역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주 전 원내대표는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으로 대구 수성에서만 연달아 5선에 성공했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첫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에 출마했다. 주 전 원내대표와 윤 전 총장 선거캠프의 권성동 종합상황본부장은 바른정당 창당 멤버로 각별한 인연이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막아내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우리 국민의힘 필승 후보는 윤 전 총장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 당이 정권교체의 당위성과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윤 전 총장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윤상현·조해진·이종상 국민의힘 의원 영입도 발표했다. 또 보수 성향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을 비롯해 500여 개 시민단체가 윤 전 총장 지지 선언을 하면서 힘을 보탰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주자(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영입식을 하며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주자(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영입식을 하며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홍 의원은 이에 맞서 서울 여의도동 BNB빌딩에 있는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전 원장 영입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이미지는 ‘미스터 클린’으로 우리나라 공직자의 표상”이라며 “최 전 원장 영입이 이번 경선 구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탈원전 정책 감사’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지난 6월 감사원을 떠난 직후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2차 대선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최근 윤 전 총장, 홍 의원 등 각 캠프가 경쟁적으로 영입에 나서면서 몸값이 올라갔다. 최 전 원장은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본선에서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돼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선결 조건이었다”며 “홍 의원은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최 전 원장까지 끌어들인 홍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가치동맹을 할 수 있다”며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과 특임 교수는 “영입 인사들에 대한 대중적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각 캠프에서도 영입에 앞서 손익 계산서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