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민의힘 게이트"…尹·곽상도 고리로 특검 차단막
野 "돈벼락 설계한 이재명" 특검 여론전…'50억 클럽' 역공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이 정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떠올랐다.

과거 성남시장으로서 개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뿐 아니라 곽상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인사의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대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진상 규명의 향방에 따라 어느 한쪽이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는 각각 '국민의힘 게이트', '이재명 게이트' 프레임을 내세워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시작했다.

특검 도입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10월 1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도 대장동 의혹을 놓고 일전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대장동 쓰나미에 대선정국 시계 제로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개발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이 지사를 향한 공세에 차단막을 쳤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원유철 전 의원의 고문료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까지 야권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점을 부각하며 역공에 나섰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30일 윤 전 총장의 부친이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에게 매각한 연희동 집을 찾아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법조계 고위 인사들이 다수 화천대유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가족이 부동산 거래를 한 것을 우연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머지않아 퍼즐 조각이 모여 전체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게이트가 윤석열 후보의 진실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을 두고 '뇌물' 가능성을 언급하며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옛날 차떼기에서 퇴직금이라는 신종 수법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검찰이 전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사장 직무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파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성남시 관계자 등으로 수사가 확장될 경우 이 지사와 연관된 인물이 더 등장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공무원의 개인 비리일 가능성이 크다며 의혹 확산을 차단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지휘 책임이 있다면 몰라도 시장이 직접 개입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거듭 선을 긋고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 요구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대장동 쓰나미에 대선정국 시계 제로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핵심은 대장동 사업이 특정 민간인에게 막대한 수익을 몰아주도록 설계됐다는 것이고 이 사업의 설계자는 바로 이 지사라는 것이다.

민간인이 참여한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이 대장동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에 3억5천만원을 투자, 고작 7%의 지분으로 3년간 4천4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챙긴 것이 본질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5천400억원 규모로 기대되는 분양 이익까지 더하면 최대 1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돈벼락'이 소수의 특정인에게 돌아갔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며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나아가 특검을 관철하겠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친정부 인사가 장악한 검찰·경찰 수사로는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대선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사람이 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 퇴직금 논란이나, 김만배 씨 누나의 윤석열 전 총장 부친 단독주택 매입 건은 국민의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곽 의원이 탈당하긴 했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퇴직금으로 '내로남불' 역풍이 이어지는 데다, 윤 전 총장 부친의 집 매각도 '우연치고는 석연치 않다'는 의혹의 시선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50억 클럽' 등 화천대유의 여권 인사 로비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모든 의혹을 특검으로 규명하자며 특검 도입의 논리로 역이용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누가 보더라도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며 본격적인 공세 태세를 취했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대장동 쓰나미에 대선정국 시계 제로
초대형 비리 게이트 의혹으로 번져 가면서 정치권 전반의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여야 정당의 빈틈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이날 "대장동 게이트의 모든 풍향계가 스스로 설계자였다고 고백한 이 지사를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국민의힘의 부도덕성 때문에 진상 규명이 멀어지고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진흙탕 싸움이 됐다"고 비판했다.

사안의 진전에 따라 중도층 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현재 대장동 이슈는 양 진영의 경선 단계에서 각 지지층을 결집하는 기재로 작동하고 있다"며 "본선에서는 여야 모두 중도층을 잡으려 할 텐데 어떤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느냐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