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장혜영은 누구…진보정치 2·3세대의 대표주자
'성추행 가해자'로 추락한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는 침체의 늪에 빠진 진보 정치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사실상 1세대인 '노회찬-심상정'의 뒤를 이어갈 차기주자로 꼽혔다.

1970년생인 김 전 대표는 1990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을 지낸 '포스트 전대협' 세대로, 민중민주(PD) 계열로 분류된다.

1999년 국민승리21 권영길 대표 비서직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 비서실장, 선임대변인 등 중앙당 주요직을 역임했다.

서울 용산구청장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 총선 등에도 나왔지만 모두 낙선했다.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 상대인 배진교 의원을 제치고 10월 당권을 잡았다.

배 의원이 당내 최대 계파인 NL(민족해방) 성향 인천연합의 지원까지 받는 상황이어서, 당내에서는 이변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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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을 맡은 이후에는 '조국사태' 당시 진영 편향적 태도로 내상을 입은 당을 수습하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론화를 주도했다.

당 안팎에서는 '포스트 심상정' 을 이끌어갈 차세대 진보정치 리더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성추행 사건으로 김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끊겼다.

진보진영을 짓눌러온 "입진보(말로만 진보)", "언행 불일치", "선택적 정의"라는 보수의 프레임 공세에 정당성만 더해준 꼴이 됐다.

그는 사건 발생 닷새 후인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의 성적 권력 구성은 압도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하게 조성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 성추행 사건 관련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종철·장혜영은 누구…진보정치 2·3세대의 대표주자
피해 사실을 폭로한 장혜영 의원은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돌봄 사회를 주장하는 인권운동가 출신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 장혜정 씨와 함께 사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이 되면'을 만든 영화감독이자, 2011년 연세대를 자퇴하면서 대학의 무한경쟁을 비판한 이른바 'SKY 자퇴생'이기도 하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 중앙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당내에서는 류호정 의원과 함께 '진보정치의 3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혔다.

그는 87년생 정치인으로서 당 혁신위원장을 지내며 내부 개혁을 주도했다.

북한과 이념, 노동 문제를 중시한 1, 2세대와 달리 페미니즘·성소수자 인권에 천착해 관련 논의를 이끌어왔다.

장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당시에도 피해자 중심주의를 앞세우며 조문을 거부해 일부 당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종철·장혜영은 누구…진보정치 2·3세대의 대표주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