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주 시의원 "강릉시장 집무실, 장·차관 집무실보다 훨씬 커"
강릉시 "조직개편으로 청사 재배치 불가피…집무실 초과 면적은 내년까지 해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와중에 강원 강릉시가 청사 리모델링에 37억원을 투자한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와중에 강릉시청 리모델링에 37억원 투자…"예산 낭비"(종합)
윤희주 강릉시의원은 11일 열린 강릉시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강릉시의 재정관리 실태를 보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 우려스럽다"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구내식당 증축 공사에 9억원, 시청사 사무실 개선공사에 12억원이라는 무시 못 할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춘천시는 예비비를 활용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게 된 12개 업종, 500여개 업소에 각 100만원씩 총 6억원을 추석 이전까지 지원한다"며 "대다수 강릉 시민들이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보는 현 상황에서 청사 리모델링에 21억원을 사용하는 게 맞는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2층에 있던 시장 집무실을 책 문화센터로 조성하고, 집무실을 8층으로 옮기면서 16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면서 "더 가관인 것은 새로 조성한 집무실이 행안부 집무실 기준 면적을 초과해 올해 또다시 2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용도변경이라는 꼼수 아닌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제시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공시 자료를 보면 강릉시장 집무실 면적은 193.03㎡(58.4평)로 행안부 기준면적 99㎡(29.9평)보다 두 배 가까이 넓다.

현재 중앙부처 장관 집무실 기준 면적은 165㎡(49.9평), 차관 집무실은 99㎡(29.9평)이다.

또 강원도지사 집무실 규모는 147㎡(44.4평), 서울특별시장 집무실은 161㎡(48.7평)이다.

집무실 기준면적은 기초단체장이 99㎡(29.9평), 광역단체장은 165㎡(49.9평)이다.

윤 의원은 "시민들이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청사 리모델링에 37억원을 투입한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이자 무책임한 행정의 결과"라며 "인구 22만의 작은 도시인 강릉시 시장 집무실은 중앙부처 장·차관 집무실보다 훨씬 큰 초호화 집무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강릉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각종 국제 행사 유치에 따른 조직 개편으로 청사 공간 재배치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외부인이 사무실로 출입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부서별 민원상담 창구를 1층으로 전진 배치했다.

또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17층에는 사무 공간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17층의 구내식당을 청사 외부로 이전하는 것은 식자재와 구내매점 물품이 매일 엘리베이터를 통해 출입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일반에 개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청사 8층은 시장실과 부시장실 이외에도 상황실, 시민 사랑방, 민원 소통실, 소회의실 등 다수의 필요 사무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릉시는 "코로나19로 인한 행정 공백을 막고,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 청사 재배치가 필요했다"면서 "청사와 집무실 초과 면적은 내년까지 대폭 해소하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