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 대통령 지지율 등에 업고 텃밭 탈환
민생당, 이낙연 호남 대통령 만들기로 차별화 전략
'텃밭에서 누가 웃나'…광주서 문재인·이낙연 마케팅 활발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총리를 내세운 홍보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텃밭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과, '이낙연 호남 대통령'을 내세운 민생당 현역 의원들과의 대결이 주목받는다.

2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이번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 전 총리는 선대위원장과 함께 민주당 후보 20여명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당내 기반이 약한 이 전 총리가 2020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인 총선에서 '이낙연 사단'을 구축하고 대선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호남(전남 영광) 출신의 이 전 총리는 광주에서는 별다른 직위를 맡지 않았다.

민주당 후보들이 대부분 정치 초년병으로 이 전 총리와 인연이 있는 후보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후보들이 문 대통령과의 인연, 청와대 경력을 내세워 '문재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광주에서 공천된 대다수 후보가 청와대와 친문, 운동권으로 채워졌다.

이 전 총리와 인연이 있는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본선행에 실패했다.

이 전 총리가 전남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정무 특별 보좌관을 지낸 이남재 후보는 민주당 광주 서구을 경선에서, 정무부지사로 일한 우기종 후보는 전남 목포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몇 안 되는 '이낙연계'마저 낙천하면서 광주의 민주당 후보 사이에서 '이낙연 마케팅'은 실종됐다.

본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들이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알리는 데 혈안인 상황에서 현역 의원이 중심이 된 민생당은 '이낙연 호남 대통령' 프레임을 짜고 민주당 후보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총선 이후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개혁 세력이 힘을 합쳐 '호남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전 총리와 인연이 있는 민생당 호남 중진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생당 후보들은 2017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총리 인준에 힘을 보탠 인연을 내세운다.

당시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김동철(광산갑) 의원은 이 전 총리의 4년 후배로 중학교(북성중)·고등학교(광주일고)·대학교(서울대 법대)·국회의원(17·18·19대)까지 같은 길을 걸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천정배(서구을) 의원은 "총선에서 호남이 민주당 독점으로 돌아간다면 민주당 주류 세력(친문)은 호남 출신 대선 주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 대통령'을 만들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장병완(동남갑)·박주선(동남을)·최경환(북구을) 의원도 친문(친문재인)의 지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향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페이스 메이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호남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당내 기반이 약한 이 전 총리가 호남에서 세력화를 거쳐야만 대권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총선에서 이낙연 호남 대통령 만들기로 민주당과 차별화하는 민생당 후보들이 얼마나 살아남느냐가 관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