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안동 간 국도 확장사업의 지난해 예산 집행률은 7.4%에 불과했다. 예산 121억원 중 9억원만 썼다. 공사 발주 등 사전 준비가 안 됐는데도 무턱대고 돈부터 넣은 결과다. 전체 사업비가 663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건설 투자여서 단계별로 매년 예산을 쪼개 배정하지만 이마저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올해 예산은 129억원으로 더 늘었다.

21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회계연도 결산 총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지난해까지 최근 4년 동안 평균 집행률이 70%를 밑돈 국가 예산사업이 190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에 4조6163억원이 배정됐으나 집행률은 38.0%(1조7549억원)에 불과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0.7%) 등 평균 집행률이 10% 미만인 사업도 17개였다. 4년간 평균 집행률이 70%를 밑돈 사업은 2012~2015년 113개, 2013~2016년 132개, 2014~2017년 147개로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집행률이 낮은 사업에 반복해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국회 예산 심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그 결과 정작 필요한 사업을 하지 못하는 비효율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