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1일 새벽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1일 새벽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 새벽 베트남 하노이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 “북한이 모든 제재해제를 원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기자회견은 이날 0시13분(한국시간 오전 2시13분)부터 13분 가량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지 9시간여 뒤다.

◆ “영변 완전폐기 제안했지만, 미국은 영변외 한가지 더 주장”

이 외무상은 이날 북한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의중 1차 조미수뇌상봉회담을 이끈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얘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무상은 “이것은 조미(북미) 양국 사이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조성 단계를 거치면 앞으로 비핵화 과정은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지구 핵시설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며 “이런 기회마저 다시 오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에로의 여정에는 반드시 이러한 첫 단계 공정이 불가피하며 우리가 내놓은 최대한의 방안이 실현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이런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해오는 경우에도 우리 방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정은 위원장, 조미 거래 의욕 잃지 않았나 느낌”

회견에 배석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이 외무상의 회견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민수용 제재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전했다. 또 “이번에 제가 수뇌(정상)회담을 옆에서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들이 이번에 미국에 내놓은 것은 “영변 핵단지 전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시설, 모든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째로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데 대한 (제안)”이라며 “역사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던 제안을 이번에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 미국측이 이번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변 핵단지 내 ‘거대한 농축우라늄 공장’까지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미측의 호응이 없었다며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다시 미국측에 차려지겠는지(마련되겠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아울러 “(미국과의) 다음번 회담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외무상 발언 전문과 최 부상 기자회견 요약

◆ 이용호 외무상

이번 2차 조미수뇌상봉 회담 결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조미 양국의 수뇌분들은 이번에 훌륭한 인내력과 자제력을 가지고 이틀간에 걸쳐서 진지한 회담을 진행하셨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의 중 1차 조미수뇌상봉회담 공동인식으로 이룩된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 핵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2017까지 채택된 5건, 그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미 양국 사이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 우리가 내 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입니다.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한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습니다.

신뢰조성 단계를 거치면 앞으로 비핵화 과정은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거 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건지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듭니다. 이런 기회마저 다시 오기 힘들 수 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에로의 여정에는 반드시 이러한 첫 단계공정이 불가피하며 우리가 내놓은 최대한의 방안이 실현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해오는 경우에도 우리 방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상입니다.

◆ 최선희 외무성 부상

영변 지구와 관련해서 이번에 우리가 내놓은 안은 우리 외무상이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영변 핵단지 전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시설, 모든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째로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데 대한, 그런 역사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던 제안을 이번에 했다. 그 대신 우리가 미국측에 요구한 것은 외무상 동지가 밝힌 바와 같이 제재 결의중에서 민생용, 민수용 제재 다섯건에 대해서 해제할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 미국측이 이번에 받아들이지 않은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저는 생각한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제안한 다섯개 제재 결의에서, 군수용은 우리가 아직까지는 요구하지 않는다. 민생과 관련해서, 인민생활, 경제발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사항들의 제재 해제를 요구했을 뿐이다.

2016년부터 취한 대조선 결의에서, 2270호 2375호 등 다섯 개인데 이 가운데서도 100%가 아니고 여기에서 민생과 관련된 부분만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가 제안한 것은 영변 핵단지 전체에 대한 영구적 폐기다. 여기에서 실행할때에는 미국 핵전문가들이 와서 입회하게끔 되어 있다.

이번에 제가 수뇌회담을 옆에서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이렇게 지난시기 있어보지 못한 영변 핵단지를 통째로 폐기할데 대한 그런 제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민수용 제재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동지께서 앞으로의 이런 조미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이런 느낌을 제가 받았다.

다음번 회담이 정해진 것은 없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국의 핵박사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영변 핵시설에 있는 농축 우라늄 공장을 와서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한 공장까지도, 거대한 농축 우라늄 공장까지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우리가 이번에 영구적으로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할데 대한 제안을 내놨지만 여기에 대한 미국측의 대답이 호응이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다시 미국측에 차려지겠는지(마련되겠는지),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장담하기 힘들다.

하노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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