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등 北 외교관들, 해외순방서 관련 언급 전파하는 듯

북한 외교 당국자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 단계적·동시적 조치로 풀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연합뉴스 취재진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이달 5∼6일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수행했던 인물로, 행사 기간에 비핵화 협상에 관한 북한의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5∼28일 방중 기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진 "한미가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응해 평화 안정의 분위기를 조성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 동시적인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발언과 일치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 발언은 중국 외교부의 발표로 공개됐다.

그러나 북한 외교 당국자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협상 메시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미뤄볼 때 북중 정상회담 후 비동맹운동 각료회의,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러시아를 방문한 리용호 외무상은 물론 근래 유럽연합(EU)을 방문한 김선경 북한 외무성 유럽국장도 이 같은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北외교관 "비핵화, 단계적·동시적 조치로 풀 수 있다" 첫 언급
한편, 비동맹운동 각료회의 일정을 마친 리용호 외무상 일행은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도착해 사흘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들어갔으며 리 외무상은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北외교관 "비핵화, 단계적·동시적 조치로 풀 수 있다" 첫 언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