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5일 국회 비경제 분야(정치 외교 통일 안보) 대정부질문에서 북핵 대응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문제 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되느냐”고 여러 차례 질문하며 이낙연 국무총리를 압박했다. 이 총리는 즉답을 피하며 “올림픽과 관련해 양국 정상이 연기하기로 합의했다”는 답을 반복했다.

정 의원은 이어 “재개 여부에 명확하게 견해를 밝히라”고 따져 물었고, 이 총리는 “올림픽과 관련해 합의했다는 말에서 해석이 나온다”며 “올림픽이 끝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다 아실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의원과 이 총리의 설전이 오가면서 야당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전날 열병식을 하는 것과 관련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장관이냐, 북한 대변인이냐”고 지적하면서 여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를 지켜보던 여당 의원들은 ‘북한 대변인’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너무 심한 말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북한의 열병식 개최와 관련해 (정부가) 항의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구체적인 계획을 잡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외압 부분 진상조사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조사기구를 통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임검사를 포함해 적극적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은 담당 검사인 안지현 춘천지검 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에게서 수사를 조기 종결하라는 부당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제기됐다. 안 검사는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 의원과 모 고검장, 최홍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측근 사이에 수없이 많은 전화통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