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일 가능성이 있는 신형 로켓 엔진을 공개하면서 미국을 향해 비난과 위협이 뒤섞인 '말폭탄'도 쏟아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의 전쟁범죄를 반드시 결산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감행한 전범죄는 몇 푼의 돈이나 말장난질로 대신할 수 없는 특대형 범죄, 시효가 없는 극악한 반인륜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미국은 국가형성 이후 제1차 세계대전까지의 130여 년 동안 114차의 크고 작은 침략전쟁과 8천900여 차의 군사적 간섭을 일삼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세계 도처에서 20여 차의 전쟁을 도발하였거나 개입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류 앞에 저지른 미국의 죄행에 대하여 조사하고 형벌을 내릴 국제특별군사재판소를 하루빨리 내와야(세워야) 한다"며 "이것은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논평에서 "(지난 9일) 핵탄두폭발시험은 당당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한사코 부정하면서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권리행사를 악랄하게 걸고드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위협과 제재소동에 대한 실제적 대응조치"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의 대조선 압살책동에 초강경으로 대답하는 것은 우리의 기질"이라면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책동의 도수를 높이는 만큼 우리의 핵공격 능력은 비약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며 "침략자들의 핵전쟁책동에 정의의 핵으로 대응하려는 것은 선군조선의 불변의 의지"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이날 관영 매체들의 대미 비난 행렬에 가세해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최근 시리아 육군 기지를 오폭한 것에 대해 "의도적 침략행위"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신형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엔진은 북한의 주장대로 추진력이 80tf(톤포스·80톤의 추력)라면 엔진 4개를 엮어 로켓추진체로 쓸 경우 미국 본토 어디로든 날려 보낼 수 있는 충분한 위력의 ICBM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