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명운 걸고 재발 방지해야…제도적 문제는 아냐" 신중 모드
일각서 공수처 찬성 주장…김용태 "정기국회서 공수처 신설해야"

새누리당은 18일 진경준 검사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현직 검사장으론 처음 구속된 데 대해 신중한 기류를 보였다.

진 검사장의 혐의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지만, 이번 사건을 검찰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야당이 요구하는 검찰 기소독점주의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대해서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공직자 비리 수사의 경우 제도 자체보다는 운영의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지난 2014년 신설된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 제도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하자는 게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에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 출신들이 많은 만큼 사법 개혁에 부정적인 검찰·법원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해 사회정의를 세워야 할 검찰이 거꾸로 지위를 악용해 부정을 저지르고 치부 수단으로 삼는 것은 공직자로서 기본을 망각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분골쇄신의 자세로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검찰은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포함해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야당에서 공수처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이라는 제도가 있는 만큼 기존 수사제도를 제대로 운용해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찰 출신으로서 한심하고 부끄럽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위를 이용해 치부의 수단으로 삼거나 수사·내사 사건과 관련해 금전적 이익을 얻는다는 건 검사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후배 검사들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느냐"고 탄식했다.

다만 권 위원장은 야당의 검찰 개혁 요구에 대해 "방안 자체가 현실성 있고, 합리적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어느 조직이든 이런 독직 사건은 항상 있는 것이고,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개혁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야당의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 요구에 대해선 "제도적 문제와는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검사 출신인 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도 전화통화에서 "이것을 진 검사장의 일탈로 봐야 하는지 아닌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야당의 공수처 신설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김용태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특임검사가 며칠 만에 구속할 사안을 검찰이 갈팡질팡한 데에는 무슨 배경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수처를 신설해야 한다.

여야 지도부가 이번 정기국회 내에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홍정규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