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무수단' 유력하나 'KN-08'이나 'KN-14' 가능성도
성공시 첫 사례…긴장 고조 위한 교란행위 가능성 역시 존재


북한이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미국 첩보위성을 통해 포착됐다고 미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 은 미국 정부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서 탐지된 활동이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의 발사 준비 과정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KN-08'이나 'KN-14' 같은 다른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를 위한 활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사거리가 약 3천㎞로 알려진 '무수단' 탄도미사일은 괌이나 알류샨열도를 공격 범위에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N-08'과 'KN-14' 미사일의 사거리는 1만㎞ 이상으로 추정되며, 전력화에 성공한다면 미국 본토까지도 사정권에 들어가는 무기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처음 공개한 'KN-14'는 'KN-08'보다 정확도를 높인 미사일로 알려졌다.

미 국 첩보위성에 포착됐다는 활동이 실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이어진다면, 지난 1월 핵실험과 지난 2월 장거리로켓 발사를 각각 감행한 북한을 제재하기 위해 가장 강도가 높다고 평가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행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북한은 고체연료 추진 로켓엔진의 연소실험이나 'ICBM용'이라고 주장하는 로켓엔진의 연소실험을 잇따라 공개하며 도발 의지를 굽히지 않아 왔다.

또 북한이 보인 '발사 조짐'이 실제 준비 또는 발사로 이어진다면 이는 북한이 실제로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선 첫 사례가 된다.

CNN은 미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무수단' 이나 'KN-08', 'KN-14'같은 미사일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군사적으로 큰 진전을 이루는 것은 물론 북한의 미국에 대한 전략적 계산도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량을 발사대로 쓰는 이동식 탄도미사일은 고정된 기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과 비교해 발사 징후나 지점을 사전에 포착하기가 훨씬 어렵고, 그만큼 더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서 'KN-08'에 대해 "비행 실험이 충분히 되지 않았음에도 북한은 이미 초기 배치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탄두에 맞게 핵무기를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을 완전히 습득했는지, 그리고 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 관련 기술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등을 둘러싼 논란이 크게 제기될 전망이라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CNN의 인터뷰에 응한 미군 관계자들은 첩보위성에 포착됐다는 '발사 조짐'이 북한의 교란 행위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 역시 미군 첩보위성들이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긴장을 고조시킨 뒤 결국에는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각종 로켓 발사와 로켓엔진 실험 장면의 공개 뿐 아니라 평안북도 영변의 핵시설에서도 최근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최근 (한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분리 활동과 관련된 징후들을 숨기지 않으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