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요코다 기지에 병력·신형수송기·CV-22 오스프리 증강 배치
'아시아 중시 군사정책' 잰걸음…유사시 신속한 화력투사·병력 배치용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군사정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 갈등, 북한에 대한 위력 과시를 위해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CVN-74, 만재 배수량 10만 3천t) 전단의 동아시아 파견을 결정한 데 이어 유사시 신속한 전력 전개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요코다(橫田) 주일 공군기지에 1천100여 명의 미군 병력과 최신형 C-130J 대형 수송기와 특수전용 C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의 증강 배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19일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미국은 요코다 기지에 배치된 제5공군 산하 제374 항공수송단의 구형 C-130 수송기 14대를 C-130J '슈퍼 허큘리스' 기종으로 교체하고, C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10대도 새로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은 오는 9월부터 오는 2018년 중반기까지 C-130J 기종을 교체하게 된다.

또 CV-22 오스프리는 내년에 우선 3대를 배치해 운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1년까지 배치를 모두 마치기로 했다.

CV-22기는 오키나와((沖繩)) 가데나 기지에 배치된 제353 특수전항공단 소속이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오스프리 배치를 발표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하와이) 부설 태평양 포럼의 랠프 코사 대표는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화력 투사와 병력 배치에 항공수송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군 출신인 코사 대표는 "유사시 항공모함을 분쟁 지역에 보내는 데 1주일가량 시간이 걸리는 반면, 항공기로는 불과 몇 시간 만에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며 요코다 기지의 이번 증강에 주목했다.

제347 항공수송단의 더글러스 드라메터 단장(대령)도 "이번 결정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관련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군사 외교적 관계에 더욱 힘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드라메터 단장은 "제347 항공수송단과 새로 도착할 병력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미국의 대(對)아시아 군사력 재균형에 중요하다"며 요코다 기지의 증강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요코다 기지의 C-130J 기종 교체와 지원 시설 확충 등에는 모두 10억 달러 (1조 2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요코다 기지에 주둔한 미군 병력 규모는 주일 미군 사령부 근무 요원 등 모두 1만 1천500명가량 되며, 배치될 신규 병력을 포함하면 전체 병력이 10%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요코다 기지 공보실에 따르면 지난해 제347 항공수송단의 비행시간은 7천 시간가량 되고, 인력 및 화물 수송량도 각각 5천여 명 1천950.4t이었다.

특히 병력과 화물 이동을 포함한 공중기동 임무 시간이 지난 2013년보다는 배가 늘어난 3천 시간이나 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미 공군 공수사령부가 기존의 C-130E를 대체하려고 개발해 1995년 C-130J 기종의 최대 탑재량은 21.5t으로 비무장 승객 128명이나 무장병력 92명을 태울 수 있으며, 현재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사용된다.

또 프로펠러 엔진의 방향을 바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체라는 뜻인 '틸트로터'(Tilt Rotor)로도 불리는 오스프리는 헬리콥터와 고정익 항공기의 장점을 딴 기종이다.

해병대용(MV-22)와 특수전용(CV-22)으로 구분되는 오스프리는 시속 500㎞ 이상인 데다 항속거리도 1천600㎞나 되며, 공중급유를 받으면 이론적으로는 대륙 간 비행도 가능하다.

특히 CV-22는 특수부대원 32명이나 4.5t의 화물을 싣고 약 900㎞ 범위까지 은밀 침투와 퇴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일본도 모두 30억 달러(3조 6천200 억원)의 예산으로 모두 17대의 CV-22기를 도입해 사가(佐賀)공항에 배치해 육상자위대 장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