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4·11 총선의 첫 전략공천 후보로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여사(59)를 정했다. 인 여사는 김 고문의 지역구였던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다.


공천심사위원회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던 김근태 고문의 유지를 이어간다는 차원”이라며 인 여사의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백 의원은 이어 “인 여사는 단지 김 상임고문의 부인이라는 점만이 아니라 여성운동가로서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 여사는 이날 공개서한 ‘도봉에 쓰는 편지’를 통해 “김근태가 하늘의 일을 보는 동안 저는 땅의 일을 맡으려 한다”며 “더 이상 김근태의 아내만이 아닌 도봉을 대표하는 정치인 인재근의 길을 가려고 한다”며 출마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만든 극소수의 재벌과 부자들만 행복하고 서민들은 양극화와 물가폭탄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야하는 불공평과 몰상식의 세상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태생의 인 여사는 인일여고와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여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등에서 활동했다. 1977년 대학 선배인 최영희 민주당 의원의 소개로 김 고문을 만나 1980년에 결혼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가수 이미자 씨의 노래 중간에 김 상임고문이 수감 중에 고문을 받은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미국으로 반출해 독재정권의 만행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민주화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김 상임고문과 함께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했다.


도봉갑은 신지호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로 민주당에선 공천 신청자가 없으며 통합진보당에선 이백만 전 국민참여당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허란/김보영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