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의 정당들은 인기를 잃으면 당명을 바꾼다며 외국에 비해 당명 개정이 잦은 한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었다.

WSJ 인터넷판은 3일(현지시간) 한나라당의 새누리당 당명 개정을 보도하면서 "당명 개정이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WSJ는 그러면서 "예전에는 당명 개정이 새로운 정치 지도자의 지배력 장악을 알리는 신호 역할을 했으나, 최근 10년 동안은 인기를 잃은 정당이 과거와의 단절을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한국의 야당도 최근 통합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꿨다고 전했다.

WSJ는 새누리당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많은 의석을 잃었고 서울시장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 등 많은 사건에 시달리고 있다며 당명 개정이 쇄신을 위한 노력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WSJ는 한국 정치 컨설턴트들을 인용해 당명 개정이 효력을 얻으려면 혁신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 컨설팅회사 MIN의 박성민 대표는 "선출된 정당의 지도자를 축출하고 당명을 바꾸는 것은 불확실성을 키울 뿐"이라며 "진정한 신뢰와 일관성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이상민 씨도 "새로운 제품이 이전 제품과 실질적으로 달라야 상표 이름을 바꾼 효과가 나타난다"며 당명을 바꾼 정당들이 차별성을 입증해야만 당명 개정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