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사고원인 밝혀지기까지 지켜봐야"

초계함 천안함 침몰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문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때도 증시 등 금융시장에 그 영향은 하루 이틀 정도였을 뿐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 회의에서 천안함 침몰에 따른 시장 동향 전망 등에 대해 보고했다.

재정부는 천안함 침몰 이후 이번 사건이 국내외 금융시장 등 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며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천안함 침몰은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주말을 맞아 이틀간 쉬는 금요일(26일) 밤 발생한 데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뉴욕증시가 현지시간 26일 오전 상승세로 출발을 했다가 천안함 침몰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하고 나스닥종합지수는 하락하는 등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국가 위험도를 나타내는 한국 국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소폭 올랐다.

전반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은 천안함 침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북한 관련 우려로 잠시 출렁이기는 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주말을 마치고 열리는 증시 등 국내 금융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정부는 과거의 예로 볼 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4월5일 일요일에 실시된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열린 4월6일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고, 북한의 핵실험이 실시된 지난해 5월25일 국내 증시는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가 88포인트 넘게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크게 줄이면서 2.85포인트(0.2%) 하락한 것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증시는 27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하기는 했지만 우려했던 폭락사태는 나타나지 않아 북핵사태에 내성을 보였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때 국내 금융시장은 하루, 이틀 정도 영향을 받다가 안정됐다"며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지만 침몰 원인 같은 것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등 국제금융시장의 동향도 천안함 침몰 직후에는 북한의 도발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인 줄 알고 반응했으나 북한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그 영향이 제한됐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재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이 없다면 금융시장이나 경제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경제적 리스크를 키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