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차 유엔총회 본회의가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취임 후 가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적인 핵 비확산 노력을 강조하며 "북한과 이란이 세계 협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군축협상을 통해 탄도미사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핵실험을 금지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각 국가가 책임있는 자세로 나오면 미국은 국제사회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이 동아시아와 중동에서 핵무기 개발 경쟁을 고조시키는 행위의 위험을 망각한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빈곤,지구온난화,질병문제는 어느 한 나라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누구의 책임을 탓하기 앞서 국제사회가 협력을 통해 풀어나갈 것을 제안했다. 특히 "권력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며 "어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붕괴 위기에 몰린 세계 경제를 구하기 위해 주요 G20개국은 2조달러를 투입했다"며 세계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핵무기로부터 자유롭고 금융위기로 인한 빈곤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가 단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유엔 192개국 대통령과 총리,외교관들에게 기후변화 재앙의 위협을 막을 수 있도록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를 이끌어낼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유엔을 통한 협력으로 식량,에너지,신종 인플루엔자 등의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며 "지금이 행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중동평화,비핵화,신종플루 등 총 164개 의제를 논의하게 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