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어떤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을까.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국면 수습책이나 특별한 의제가 있어 만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약 한 달 전부터 회동을 제의해 왔고,'신뢰가 깨졌다'고 했던 박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모양새를 감안하면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힘든다.

특히 지난 1월 이후 100여일 만에 만나는 두 사람은 오찬까지 하며 독대를 한다는 점에서 속 깊은 얘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난국 돌파의 한 해법으로 박 전 대표와의 '화합'을 선택한 만큼,여러'카드'들을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 담판?=친박 의원들의 일괄 복당을 밀어붙여온 박 전 대표로선 이번 회동이 '마지막 담판'의 성격이 짙다.

때문에 박 전 대표는 복당 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복당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회동이 성사됐다는 측면에서 진전된 해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복당 문제에 대한 답이 준비됐으니 부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공천헌금 논란을 빚고 있는'친박연대'의 양정례,김노식 당선자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이 대통령이 약속하고,대신 복당 시기는 7월 전당대회 후 새 지도부 구성을 통해 하자는 제안을 할 것이란 얘기들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같이 제안할 경우 박 전 대표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뢰 회복까진 시간 필요=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국정 동반자'구축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반자 관계를 회복하고 두 사람이 '화합의 손'을 잡을 땐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이 대통령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동반자 관계 회복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

복당 해법이 마련되더라도,총선 공천 과정에서 양측이 워낙 '생채기'가 많이 난 상황이어서 신뢰 회복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일단 복당 문제가 원만하게 매듭을 짓고,신뢰의 회복 계기가 마련되면 정례 회동 등의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당내 구도 가닥 잡힐 듯= 7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당 지도부 구성 문제도 주요 관심사다.

특히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대표를 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이 나온다.

그러나 친박 측 내부에서 부정적 의견이 많다.

박 전 대표도 이날 "전부 복당이 되면 당 대표에 나가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다"고 선을 그었다.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와 박 전 대표의 거취에 따라 향후 당내 권력구도가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