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5조원을 투입해 생산하려는 차륜(궤도)형 '비호' 대공포사업의 효용성이 의문시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은 13일 국방부 국정감사 질의자료를 통해 군 당국이 5조원을 투입해 2013년부터 현재의 '비호' 대공포 시스템에 더해 차륜형 장갑차에 탑재하는 형태의 개량형 비호 대공포 750대를 생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차륜형 비호 대공포가 생산되면 우리 군은 900여대 이상의 비호 대공포를 보유하게 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독자 개발한 30mm 자주 대공포 비호는 저공으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레이더로 10km에서 탐지,유효 사거리인 3km 이내에 들어오면 두 개의 포가 각각 분당 600발을 발사해 적기를 요격하는 대공 방어무기다.

그러나 이 무기는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자주 고장나고,측정한 목표까지의 거리가 사격통제용 모니터에 나타나지 않으며,야간에는 목표물 식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뒤처진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지난 5월15~19일 안흥사격장에서 실시한 비호 대공포 사격시험 결과,1km 거리에서 헬리콥터의 속도로 이동하는 목표물을 겨냥해 사격한 결과 200발 가운데 6발만 명중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우리 군은 성능이 낮은 비호 대공포를 대당 48억원에 내년까지 총 54대를 도입하고 2008년부터 추가로 120대를 생산해 전력화할 계획"이라며 "게다가 차륜형 비호 대공포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어서 사업의 효용성이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방위사업청은 "현재 국내 개발된 비호 시제품에 대해 육군이 운용시험평가 중이며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투용 적합 또는 부적합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차륜형 비호 사업과 관련,현재까지 중기계획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