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은 경제야 어찌 되든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의회내 지지세력을 확보하겠다는 속셈이며 이는 지금이 대통령의 권한 축소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14일자 사설에서 주장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최상의 해결책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투표로 선택된 아널드 슈워제네거 신임 지사처럼 대중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라면서 야당에 그만한 인물이 없는 것이 한국의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여론 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적은 표 차이로나마 노대통령을 재신임할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직후의 80%에서 25%로 급락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태도가 이렇게 나타난 것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AWSJ는 노대통령의 취임 후 지금까지 8개월이 실책의 연속이었다고 꼬집으면서 국민이 앞으로 5년을 이같은 지도자 밑에서 보내야 한다는 데 낙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에게는 견고한 지지기반이 있으니 이는바로 군사독재 시절 내내 공직생활을 해 온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구시대의 상징으로 보는 젊은 세대라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은 최병렬 신임 총재 체제에서도 여전히 그같은 이미지를 떨쳐 버리지 못해 고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WSJ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 추진 등 지난 10년간 한국 대통령들이 거듭오도된 결정을 내려왔는데도 현행 헌법상 의회가 이를 견제할만한 권한이 없다면서 노대통령의 이번 돌출행동은 이제 한국인들이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변화를 고려할 때가 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