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수용의사를 통보해옴에 따라 지난 50년간 남북간 주요 현안의 돌파구 역할을 해온 다자회담이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 다자회담 방식 이른바 '투트랙(two track)' 방식이 남북대화 채널과 함께 가동돼온 것은 주변 열강의 틈바구니에 위치한 특수한 지형적 이유 때문. 1953년 7월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과 펑더화이 중국 의용군 사령관,김일성 북한인민군 사령관 등 3자가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에 서명한 이래 3자회담, 3당국회담, 4자회담, 6자회담 등 다양한 형태로 다자회담이 진행돼 왔다.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은 1975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간 4자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 하지만 북한은 4자회담이 분단 영구화 술책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한.미 양국은 1979년 7월 역시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3당국 회담을 개최해 한반도 통일문제를 논의하자고 했으나 북한이 한국의 당사자 자격여부를 시비삼아 거부했다. 북한은 1984년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이 동등한 자격으로참여하는 3자회담 개최를 요구했으나, 남한이 남북 직접대화를 촉구하며 이를 거부했다. 1996년 4월 한.미 양국이 공동 제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자회담은 54년의 제네바 회담 이래 최초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합의틀이 마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한.미 양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한과 정전협정 서명국인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합리적이라 보고 이같은 안을 제시했다. 북한의 미온적 태도와 남.북한 당사자 원칙을 고집하는 국내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1년 8개월만인 1997년 12월 제1차 회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됐다. 이를 위해 관련국 사이에서 남.북한과 미국간 3자 실무협의와 차관보급 3자협의,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 실무협의, 6차례에 걸친 4자 본회담 등이 잇따라 개최됐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남북간 평화협의서 체결을 요구한 반면 북한이 주한 미군철수와 미.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1999년 8월이후 중단된 상태다. 북한과 중국, 미국은 지난해 10월 촉발된 북핵위기를 풀기 위해 지난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제1차 3자회담을 개최했으나 북한이 핵재처리를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 남.북한과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6개국은 빠르면 8월 중순 북핵 회담을위한 베이징 후속 회담을 개최, 북핵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