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는 21일 오전 같은 시각에 두개의 공식회의가 열렸다.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참석하는 선대위 전체회의와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소집한 확대원내대책회의였다. 선대위 전체회의는 상임위원과 각 본부장 및 위원장을 포함 50여명의 소속 의원이 대상인 반면, 확대원내대책회의는 당 대표를 포함한 주요 당직자와 총무단, 국회상임위 위원장 및 간사 등 30명 가량이 대상이다. 때문에 양측의 회의 멤버는 상당수가 겹칠 수 밖에 없다. 회의 개최는 선대위가먼저였고, 원내대책회의는 전날 결정됐다. 선대위측은 정 총무쪽에 "모양도 안좋고 긴급현안도 없는데 왜 같은 시간에 회의를 여느냐"며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 후보는 20일 개혁국민정당 창당발기인 대회에서 정 총무가 주도하는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중도개혁포럼을 향해 "대통령 모시고 힘깨나 쓰던 사람들이 역할을나눠 노무현 흔들기 작전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었다. 때문에 이날 정 총무의 회의 소집은 명목상으로는 북핵문제 대처 방안 논의였지만 노 후보의 발언에 대한 대응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정 총무는 회의에서 "전진하기 위해 한발짝 후퇴하라고 하는데 자기편안들어준다고 공격해 버리면 되느냐"면서 "아마 후보 목소리는 아닐 것이다. 주위에서 자극시키는 것 아닌가.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호웅 이상수 정세균 의원도중개포"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특정 급진개혁노선은 70년대에 구라파에서 성행했다가 실패했고 지금은 중도개혁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중간에 서서 양쪽을 보면 냉전회귀세력의집권을 저지하는 길이 보인다"고 말했고, 김성순(金聖順) 의원은 "모든 노선은 서울역에서 만난다"며 후보단일화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선대위 회의에서 정대철(鄭大哲) 위원장은 당의 분열상을 지적하면서 "후단협 활동이라든가 후보 죽이기 운동을 당 지도부가 방치하고 결과적으로 옹호하는행위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노 후보는 이회창.정몽준 두 후보에 비해 노선이나 정책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정 두 후보는 차이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럴때 일수록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후보는 마지막 인사말에서 "87년 무지막지한 호헌선언에 많은 사람이 저항하고 일어섰지만 그때 꼭 승리한다고 확신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우리가 이겼다"면서 "변화의 힘이 갖는 위대한 힘"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회의에서는 ▲당 지도부의 선대위 적극 참여.협조 ▲후단협 해체 ▲선대위의 당내 단합 노력 ▲개미군단 모금에 당원도 솔선 동참 등 4가지를 결의했다. 이날 선대위 회의에는 38명의 현역의원이 참석했고 원내대책회의에는 12명이 참석했다. 두 회의에 동시 참석한 의원은 문석호 대변인 등 4명이고, 한화갑(韓和甲)대표는 지방행사를 이유로 불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