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곤두박질 쳤는데 어쩌나"…국민의힘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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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수습은커녕…자중지란 빠진 국민의힘
새 지도부 띄워 정비 나섰지만
결속은커녕 내분만 터져 나와
전당대회 시점·룰 놓고 신경전
이철규·배현진 자중지란까지
새 지도부 띄워 정비 나섰지만
결속은커녕 내분만 터져 나와
전당대회 시점·룰 놓고 신경전
이철규·배현진 자중지란까지
22대 총선에서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를 띄우고 부랴부랴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결속은커녕 외려 당내 갈등만 드러나는 모양새다. 전당대회를 둘러싼 언쟁부터 친윤(친윤석열)계가 자중지란까지 벌이면서 당 수습이 초장부터 어그러지고 있다. 곤두박질쳐진 당 지지율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인물난 끝에 지난 3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개최 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황 위원장이 당초 6월 말~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를 최소 한 달 이상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황 위원장은 지난 7일 라디오에서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개최)에 필요한 시간이 한 최소 40일 정도"라며 "6월 말에 하려면 5월 20일부터는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데, 원내대표 선출이 늦어졌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황 위원장의 전당대회 연기론은 즉각 친윤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황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던 윤재옥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6월 말~7월 초 전당대회를 빨리 열고 조기에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당을 혁신하자는 데 총의가 모였다"며 "그러지 않으면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다른 논란'의 저의가 무엇인지를 두고 여권은 술렁였다. 먼저 전당대회 규칙 개정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황 위원장이 개최 시기를 미뤄 현재 당원 투표 100%인 당대표 선거 규칙을 개정하려 든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황 위원장은 현행 대표 선출 규정에서 일반 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확대해달라는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의 건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민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의 전당대회 규칙 개정,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미루는 것은 모두 등판설이 흘러나오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윤계가 제동을 걸었을 것이라는 시각에도 힘이 실렸다. 여권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겠다고 (친윤계가) 전당대회 연기론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 비약인 것 같다"면서도 "결국 모두 정치적 이득을 계산하는 셈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때마침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황 위원장이 전당대회 연기론을 언급한 다음 날인 지난 8일 라디오에 나와 "(전당대회 규칙은) 선출된 권력, 정통성 있는 권력이 바꾸는 게 맞다"고 했다. 윤 대통령 의중을 전한다는 평가를 받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날 "조속히 전당대회 열어 당권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 대표나 된 듯 당 대표 행세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니 참 가관"이라고 했다. 여기에 친윤계의 자중지란도 드러났다. 원내대표 경선에 불출마한 이철규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에서 자신에게 전화로 출마를 권유해놓고 정작 다른 창구에서는 자신의 출마를 공개 반대했다는 당선인이 있었다는, 소위 '뒤통수를 맞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혹시 배현진 의원이냐'고 콕 집어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이름은 얘기 안 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배 의원을 저격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당사자로 지목됐었던 배 의원은 "제가 이 의원에게 전화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 놓고 페이스북에서 딴소리했다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만류한 통화 녹음까지 공개했다. 배 의원은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 좀 선배 의원답게, 어렵냐"고 했다.
내분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월 3주차(18~19일) 35.8%→4월 4주차(25~26일) 34.1%→5월 1주차(2~3일) 32.1%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조사들은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은 야당으로부터 '고집불통'이니 '금쪽이'니 온갖 조롱을 당하면서도 국민 앞에 서서 민심을 다독이고 있는데, 당 구성원들이 다툼을 벌이는 듯한 모습만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인물난 끝에 지난 3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개최 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황 위원장이 당초 6월 말~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를 최소 한 달 이상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황 위원장은 지난 7일 라디오에서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개최)에 필요한 시간이 한 최소 40일 정도"라며 "6월 말에 하려면 5월 20일부터는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데, 원내대표 선출이 늦어졌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황 위원장의 전당대회 연기론은 즉각 친윤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황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던 윤재옥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6월 말~7월 초 전당대회를 빨리 열고 조기에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당을 혁신하자는 데 총의가 모였다"며 "그러지 않으면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다른 논란'의 저의가 무엇인지를 두고 여권은 술렁였다. 먼저 전당대회 규칙 개정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황 위원장이 개최 시기를 미뤄 현재 당원 투표 100%인 당대표 선거 규칙을 개정하려 든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황 위원장은 현행 대표 선출 규정에서 일반 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확대해달라는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의 건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민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의 전당대회 규칙 개정,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미루는 것은 모두 등판설이 흘러나오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친윤계가 제동을 걸었을 것이라는 시각에도 힘이 실렸다. 여권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겠다고 (친윤계가) 전당대회 연기론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 비약인 것 같다"면서도 "결국 모두 정치적 이득을 계산하는 셈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때마침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황 위원장이 전당대회 연기론을 언급한 다음 날인 지난 8일 라디오에 나와 "(전당대회 규칙은) 선출된 권력, 정통성 있는 권력이 바꾸는 게 맞다"고 했다. 윤 대통령 의중을 전한다는 평가를 받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날 "조속히 전당대회 열어 당권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 대표나 된 듯 당 대표 행세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니 참 가관"이라고 했다. 여기에 친윤계의 자중지란도 드러났다. 원내대표 경선에 불출마한 이철규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에서 자신에게 전화로 출마를 권유해놓고 정작 다른 창구에서는 자신의 출마를 공개 반대했다는 당선인이 있었다는, 소위 '뒤통수를 맞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혹시 배현진 의원이냐'고 콕 집어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이름은 얘기 안 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배 의원을 저격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당사자로 지목됐었던 배 의원은 "제가 이 의원에게 전화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 놓고 페이스북에서 딴소리했다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만류한 통화 녹음까지 공개했다. 배 의원은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 좀 선배 의원답게, 어렵냐"고 했다.
내분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월 3주차(18~19일) 35.8%→4월 4주차(25~26일) 34.1%→5월 1주차(2~3일) 32.1%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조사들은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은 야당으로부터 '고집불통'이니 '금쪽이'니 온갖 조롱을 당하면서도 국민 앞에 서서 민심을 다독이고 있는데, 당 구성원들이 다툼을 벌이는 듯한 모습만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