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통합 21 창당추진위'는 14일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들 두 의원은 한때 '정몽준 신당' 참여를 타진했었다는 게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추진위 내에선 이에 따라 현역의원 영입 대책을 수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주장도 나온다. 정 의원이 이미지만 강조, 개혁성에 주안점을 놓다보니 신당 세확산이 지지부진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전직 의원은 "우리가 너무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추진위는 특히 전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모종의 연계성을 갖고 행동에 돌입했을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경우 충청권 공략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도 묻어나온다. 이인제 진영에 있다 최근 추진위에 가세한 박범진(朴範珍) 기획위원장은 "정치인이야 자기 소신대로 하는 것 아니냐"고 애써 평가절하하고 이 의원의 거취와는 관계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뉴스는 뉴스"라고 말했다. 이 철(李 哲) 조직위원장은 "우리가 현역의원을 가리는 것처럼 잘못 비쳐지고있으나 현역의원은 다 환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진위 멤버인 안동선(安東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단협문제에 대해 정 의원이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배부르고 힘있을 때 현역의원을 발로 뻥뻥 차는데 그러다 힘빠지면 죽는거지"라고 추진위 노선을 원색 비난했다. 안 고문은 또 `추진위 사무실에 나가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갈 일도 없고할 일도 없는 것 아니냐"고 당분간 거리를 둘 뜻을 분명히 했다. 추진위는 16일 시내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발기인대회를 앞두고신당의 간판격인 창당준비위원장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는 등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4천여명의 발기인 신청자 가운데 지명도 있는 인사는 한영수 이규정 최욱철씨등 전직 의원 10여명과 양승택 전 정통부장관, 조남풍 전 보안사령관, 탤런트 최진실씨, 체육인 이만기씨 등에 머물고 있다. 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고 건 이홍구 전 총리와 조 순 전 한나라당 총재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한결같이 고사, 정 의원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창당준비위원장 결정 문제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면서 "이번 발기인 대회는 능력대로 할 것이나 창당대회 때는 더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두 의원의 입당에 대해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표현된 것 아니겠는가"라며 "국민은 현명하고 다 꿰뚫어 보며, 사회에 미치는 정치의 가장 큰 해악이 변절과 배신"이라고 지적한 뒤 "현역의원들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는 분들이 희생할생각으로 정치 격변기에 정치실험을 하는데 도와주겠다는 생각이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