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직원들의 생활은 독특하다. 대개 3년단위로 재외공관과 본부를 오가며 근무한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이국에서 같이 근무한 동료간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된다. '재팬스쿨' '중국통' '미국통' '러시아통' 등의 인맥이 형성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청비총'이란 말도 있다. 청와대, 장관 비서실, 총무과를 거치면 전통적으로 좋은 보직을 맡는 관례를 일컫는다. 이러한 인맥은 때론 배타적인 파벌로 비쳐져 조직운영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대미, 대일 관계가 중요한 시절엔 미국통이나 재팬스쿨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과 수교 이후엔 중국통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통은 외교부내 최고 엘리트 코스인 주미대사관 근무를 인연으로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사의 형평을 위해 주미대사관 근무를 1회로 제한,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장재룡 프랑스 대사, 송민순 폴란드 대사, 유명환 이스라엘 대사 등이 미국통이다. 재팬스쿨은 외교부 내에서 가장 결속력이 강하기로 소문나 있다. 공노명 전 장관,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 김태지 전 일본 대사가 '대부'들이다. 유광석 일본 공사, 조중표 애틀랜타 총영사 등이 재팬스쿨의 인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통의 중심엔 한.중수교 교섭때부터 우리나라 무역대표부 공사로 활동했던 김하중 중국대사가 서있다. 신정승 아태국장, 황정일 청와대 비서관, 정상기 아태국 심의관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최근 들어선 통상전문가 그룹도 형성되고 있다. 제네바 공사, 주미경제공사, 통상국장을 지낸 선준영 유엔대사는 우리나라 통상외교의 1세대로 꼽히고 있다. 정의용 제네바대사, 최혁 태국대사도 통상국장이나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지낸 통상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