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2일 전날 임명된 장상(張裳)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입장정리에 고심하고 있다.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점에서 국회 인준 과정에서 혹독하게 다룰 수 만은 없지만 총리서리 임명 첫날부터 아들 국적 시비가 불거진데 이어 추가 의혹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런 신중한 입장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손녀의 국적이 논란이 됐던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일단 인사청문회법상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된 이후 청문회까지 15일간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여론 동향 등을 파악한 뒤 신축적으로 대응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법무, 행자장관 기용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장 총리서리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어려운 난국을 헤칠 수 있는지, 12월 선거에서 중립적으로 내각을 이끌 수 있는지 따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벌써부터 아들 국적문제가 제기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며 "아들의 미국 국적을 선택한 어머니를 총리로 삼을 수 있느냐"고 했다. 그는 "해방이후 처음으로 여성총리를 임명한 것은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위한 깜짝쇼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2000년 8월 교육장관에 임명됐던 송자씨가 이중국적 문제로 23일만에 물러났는데 이중국적 논란이 있는 대학총장을 총리로 내정한 점에서 청문회에서 심상치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장 총리서리의 아들 문제는 앞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난 77년 법무부에서 의법처리 운운해서 한국국적을 포기했고, 총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