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서해도발 사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대북특사 파견계획 재검토를 시사한 가운데 북한도 2일 외무성 대변인 회견형식을 통해 대미 비난공세를 개시,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다. 미국은 현지시간 주말이 끝난 1일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이 이번 사건에 대한 첫 공식반응을 통해 "미국은 이번 서해도발 사건을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북한의 무력도발'로 규정하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어 대북특사 파견계획과 관련, "우리의 (특사파견) 제안에 대한 북한측 답변을 받은 뒤 서해도발 사건을 고려, 그들의 답변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 대응과 특사방북 계획과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을 고려해 지난주에 내린 결정(미 특사의 방북계획)을 한국 친구들과 협의를 거쳐 재검토할 것"이라고 특사방북 계획의 재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특사방북 지연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측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으로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할 단계에 있지 않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서해도발 사태이후 처음 나온 미국의 공식입장은 우선 이번 사건을 북한의 무력공격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특사방북 여부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두 가지 뜻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미국은 북한측의 답변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고려해서'라는 전제를 달아 서해도발 사건과 북미대화와의 연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주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이 제의한 특사방북 계획에 어떤 식으로 답변할 지가 순조로운 북미대화 재개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미국의 반응은 북미대화에 대해 섣부른 결정 보다는 일단 북측의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이와 함께 향후 본격화될 한미간 협의를 통해 "북미대화가 어렵사리 재개 국면에 이른 만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라도 특사방북 등 대화는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미국측에 거듭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대화는 결국 이번 주중 특사방북 계획의 지속여부를 두고 본격화될 미국 행정부내 협의와 한미간 조율 및 북한의 반응 등 여러 요인들을 맞물리면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내 협의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설사 특사방북을 강행하더라도 관련준비나 협의에 필요한 시일을 감안할 때 당초 내주를 목표로 했던 방북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