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FP 등 서방 주요 통신사들은 29일 오전 벌어진 남북한 해군의 서해 교전을 일제히 긴급뉴스로 타전하면서 이번 교전이 남북 화해 노력에 타격을 가했다고 논평했다. AP통신은 이번 서해 교전이 그동안 한반도에서 추진돼 온 화해 노력에 타격을 입혔다며 고립된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을 포용하려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번 교전으로 오랫동안 중지됐던 북한과 미국 사이의 대화 재개 전망도 흐려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세종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말을 인용, "이번 교전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 관계에도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또한 이날 열릴 예정인 월드컵 3.4위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던 한국 방송들이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서해 교전을 긴급 보도했다고 말했다. AFP통신도 한국 국방부 발표를 인용, 한국 해군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22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한 이번 2002 월드컵의 대단원을 맺는 전날 이번 교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이번 서해교전이 지난 1999년 북한 경비정이 어선을 호위해 경계선을 넘은 후 벌어진 교전에서 경비전 한 척이 침몰된 것에 대한 보복처럼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어족 자원이 풍부하고 남북한 어선 수백척이 꽃게를 잡아온 연평도 인근해상에 대해 북한이 계속해서 새로운 해상 경계선을 요구해 왔다며 고유한 동국대교수의 말을 인용,"꽃게가 가난한 나라인 북한에는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교전을 의도적으로 시도했다면 그 배경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 세종 연구소의 이종석 연구원은 "북한은 이번 교전으로 얻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