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이라고 신분을 말한 남자 1명이 베이징(北京)주재 한국총영사관에 17일 오후 4시(한국시간.오후5시) 진입했으나 총영사관 한국인 직원이 진입 의도와, 이름, 나이, 신분 등을 비롯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돌려보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와 관련, 탈북자 구호단체 관계자라고 말한 사람이 35세의 남자 탈북자 1명이 총영사관에 진입해 한국으로의 망명을 요청하고 있다고 베이징 주재 한국 언론 기관에 제보해왔다. 총영사관 행정.총무 담당 한국인 직원 김광현씨는 이 남자가 총영사관 경내 민원실로 들어온 후 "북한 사람인데 영사를 만날 수 있느냐. 중국 공안 기관에 잡혀갔다 나와 막막한데 도와달라"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무슨 의도로 총영사관에 진입했는지, 이름, 신분 등을 전혀 묻지 않았다고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김씨는 그가 민원실에서 영사면담실쪽으로 가려 했다고 말했다. 이준규(李俊揆) 총영사는 "진입한 사람이 망명 의도를 가졌는지, 나이, 신분 등을 물어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면서 "그가 의도를 밝혔다면 우리가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대사관(대사.金夏中)이나 한국총영사관은 지금까지 탈북자들이 진입하면 성가시고 번거로운 일이 생긴 것처럼 인민폐 100-200원(한화.1만6천원-3만2천원)씩을 줘서 돌려보낸 적이 아주 잦았다. 이때문에 베이징에 들어온 탈북자들은 한국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는 잘 진입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했다. 김광현씨는 17일밤 논란이 가열되자 종적을 감추었으며 당시 이 사람에게 "영사가 안 계신데 월요일쯤 올 수 있느냐"며 인민폐 100원(한화.1만6천원)을 주었다고 한국대사관의 장세창(張世昶) 공사는 밝혔다. 총영사관 근무 규정에 따르면 오후 4시에 자리에 있어야 할 영사면담실 근무영사가 왜 이 시간에 없었는지 또 고의로 자리를 피했는지 총영사관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마침 그때 자리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총영사관은 또 영사면담실 근무 영사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장세창 공사는 "총영사관에 진입한 이 사람이 월요일날 다시 올지 기다려보자"고 말했으나 총영사관 주변은 즉각 무장 경찰의 경계가 강화됐다. 대사관 관계자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논란이 일자 "김광현씨와 오늘 저녁 접촉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와 언론과의 접촉을 기피했다. 대사관이 모든 책임을 김광현씨에게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