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께 대전 유성구 여성문화회관에서 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이 100여명의 지구당원들을 상대로 자신의 정통성과 개혁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연설 막판에 "까치밥은 남겨 달라"고 말했다. 대전이 이인제(李仁濟) 고문의 텃밭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다만 몰표는 주지 말고 자기 몫도 조금은 남겨달라는 얘기다. 이날 오후 3시께 대전시지부 사무실에서 한화갑(韓和甲) 고문이 20여명의 대의원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논산 출신 김수진 특보 등과 함께 사무실을 찾은 한 고문은 "옛날에 대전지시부는 우리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기류가 달라졌다"며 "줄것은 주고 나눠 가질 것은 나눠가져야 한다"며 역시 이 고문 몰표를 경계했다., 이런 심정은 김중권(金重權) 정동영(鄭東泳) 고문측도 마찬가지다. 이날 이들 4명의 후보들은 시지부 사무실과 6개 지구당을 모두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지만 큰 기대를 거는 눈치는 아니다. 6개 지구당 위원장 가운데 대전 서을의 남재두(南在斗) 위원장이 한 고문, 김고문과 친분이 두터워 내놓고 이 고문을 지지하지 않고 있을 뿐 모든 위원장이 이고문 지지쪽에 서 있다고 한다. 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 고문이 표를 50% 이상 가져가고 다른 주자진영이 남은 표를 조금씩 나눠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울산 경선결과를 보면서 당내 지역정서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면서도 "그러나 이인제 후보는 충청지역 후보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지역 경선결과가 대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 고문의 압승을 전망했다. 그러나 시지부 윤이노 직능국장은 "최근 제주.울산 경선 이후 약간 동요하는 기색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의원이라고만 밝힌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인제 대세론이 대전에서 먹혀들고 있지만 노 고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면 그쪽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일반 선거인단의 경우 그런 정서가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제주.울산 경선에서 예상외의 부진을 보인데다 이틀 남겨놓은 광주경선에서도 팽팽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이 고문으로서는 대전지역 표심을 확고히 붙들어 놓아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이 고문은 지난 11일 대전 엑스포 전시장에서 1천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실상 대전지역 출정식을 갖고 세과시를 한데 이어 이날도 지구당을 모두 돌며 "유일하게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을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대전=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