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16일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당의원들은 의약분업 등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을 성공작이라고 자평했으나 야당의원들은 총체적 실패라고 규정하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 의약분업 = 민주당 고진부(高珍富) 의원은 "오랜 숙제로 남아있던 의약분업을 실시하는 등 보건의료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공공의료시설 확충 등 후속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같은 당 김태홍(金泰弘) 의원은 의약분업으로 연간 1억7천만건으로 추산되던 임의조제가 금지되고 주사제 처방품목수가 20.8% 감소한 사실 등을 들어 성공작이라고평가하고 "의약분업은 후세에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이룩한의료개혁의 최대 치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불편 문제도 지난 5월 한 여론조사 결과 `불편하지 않거나 참을만하다'는 응답 비율이 89.6%로 나타나 대다수 국민이 제도에 적응해나가고 있음을알 수 있다"며 일각의 `임의분업' 주장을 반대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은 의약분업을 국민 불편과 부담을 가중시킨 `최악의 실정'으로 규정하며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치밀한 계획과 준비도 없이 의약분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의보재정이 고갈되고 국민부담만 가중되는 등 갖가지 부작용만 나타났다"면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자민련 조희욱(曺喜旭) 의원도 의약분업을 현 정권최대의 개혁실패작으로 꼽았다. ◇ 건강보험 재정 = 김태홍 의원은 프랑스의 경우 96년부터 의료보험에서 매년 5조4천억원의 적자를, 일본도 4조4천억원의 적자를 내고있는 사례를 들어 "의료비지출증가는 세계적 추세"라며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대책을 묻고 "한해동안 지역가입자의 444만명이 직장으로, 직장가입자의 419만명이 지역으로 소속을 바꾸는 현실에서 지역.직장간 의보재정 분리는 무의미하다"고 재정통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원형 의원은 "의약분업 시행 1년만에 국고지원을 2배나 늘려도 재정적자는 3배나 늘어, 이대로 가면 내년 하반기쯤 `제2의 재정파탄'과 `제2의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의약분업의 원점 재검토와 건강보험 재정분리를 촉구했다. 조희욱 의원도 "과도한 보험수가 인상으로 올해 건보재정 적자예상액만 4조2천억원에 달한다"면서 "그런데도 보험적용이 안돼 본인이 부담한 금액은 14% 증가했다"고 지적하고 민간보험 도입을 촉구했다. ◇ 국민연금 = 이원형 의원은 국민연금의 잠재적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30%인 155조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저부담고급여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경우 건보재정 파탄과는 비교도 안될 엄청난 혼란으로국가위기사태로까지 전락할 것"이라며 저금리 시대와 고령화사회 등을 맞아 연금제도의 재설계를 위한 '국민연금 제도개선대책위' 구성을 제안했다. 김태홍 의원도 "국민연금의 기금규모가 2003년경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추정되는 상황에서 기금운용위원회의 보수적이고 비전문적인 감독체계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기금운용위의 상설기구화를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