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4일 G&G그룹 이용호(43) 회장비호의혹 사건과 관련, "야당이 원하고 국민에게 밝힐 필요가 있다면 특검제도 수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힘에 따라 검찰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 '이용호 게이트' 의혹을 놓고 대검 중앙수사부와 사상 초유의 특별감찰본부가동시수사를 벌이는 와중에 특검제가 본격 논의됨으로써 향후 수사 방향에 큰 변수로등장할 전망이다. 특검제가 도입될 경우 지난 99년 한해 세간을 온통 들쑤셔 놓은 '옷로비의혹'사건과 '조폐공사 파업 유도의혹' 사건에서 특검제가 최초로 도입된 이후 2년만에다시 등장하는 셈이다. 옷로비 의혹 사건의 경우 검찰은 자체 조사에서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의 부인연정희씨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며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 자매가 꾸민 '로비자작극'으로 결론지었으나 특검은 '실패한 로비'로 로비의 실체는인정하는 결론을 내면서 연씨를 위증혐의로 기소해 검찰을 당혹케 만들었다. 파업 유도 의혹 사건에서도 검찰은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의 단독 범행으로결론냈으나 특검은 오히려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을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는다른 결론을 내렸다. 두 사건은 현재 1심을 끝내고 항소심에 계류중이어서 검찰과 특검의 판단 중 어느 쪽에 최종 무게가 실릴지 섣불리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나 둘 모두를 만족시킬 판결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씨 비호 세력에 대한 수사에서도 일단 특검이 도입된다면검찰은 수사기관에서 `피조사자'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고 수사결과 또한 뒤집힐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검찰은 우려하고 있다. 대검의 한 중견 검사는 "과거 특검제 경험도 있고 특검이 낳은 후유증을 감안하면 아무리 특검제 도입이 불가피하다 해도 시기를 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불만을 토로했다. 검찰이 `잘해보자'고 해서 검찰총장에 보고도 하지 않는 사상 초유의 특별감찰본부까지 만들었는데 수사 시작한지 사흘도 되지 않아 특검이라니 말도 안된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감본부는 현재 이씨 비호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 고위 간부들의 개인 계좌를샅샅이 뒤지기 시작한 상태고 대검 중수부는 이씨와 더불어 로비창구 역할을 해온여운환씨에게 전담 주임검사까지 붙여 진상을 캐는데 목을 메고 있다. 검찰로선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까지 사건의 중심에 등장한 마당에 뭘 두려워하겠느냐는 것이다. 재야 법조계 한 인사는 "특검을 도입해서 될 일이 있고 특검이라도 못하는 일이있다"며 "이번 사건이 전개되는 추이에 비춰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특검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용기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