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건국 50주년이 되는 해이고 2월에는 50년만에 국민의 투표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

올해는 제2의 건국을 일으켜야 할 때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하나가 돼 나아가는 길만이 진정한 국시와 합치하는
것이다.

제2의 건국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민주주의가 동전의 양면처럼 합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세계화에 대한 큰 발상의 전환으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과거 제국주의 자세로 보고 질시하며
거부했다.

이래서는 세계화 시대에 살아갈 수 없다.

무역도 좋지만 외국투자도 받아들여 선진국의 기업경영과 시장개척 등을
배워야 한다.

정말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제 대양을 헤쳐 나가는 고래처럼 세계속
을 헤쳐 나가야 한다.

앞으로 1년은 진통의 한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1년 1년 겪어야 할 고통에 대해서는 누구도 상상 못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 적절히 대응하면 희망이 있다.

문제는 시간을 놓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다.

1천5백30억달러의 외채중 60%가 단기외채이고 상환이 1,2월에 집중돼 있다.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

외국에서 한편으론 지원한다지만 한편으로는 주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외채상환기간 연장이 더욱 중요
하다.

우리가 시간을 놓치지 않고 할 일을 하면 국제적 신용을 회복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가 너무 많은 거짓말과 실수를 해왔다.

그러나 당선자가 외국의 투자자들을 만나 얘기를 하고 우리의 계획을 들은
그들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는 정말로 시간을 놓치지 않고 국제적 신임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경제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환자와 같다.

우리가 선택의 여지 없이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많은 국민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고통분담의 문제에 있어 과거와 같이 일부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먼저 청와대와 정부부터 고통분담을 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기업이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자기개혁을 해야 한다.

기업이 (개혁을) 할 것으로 믿지만 안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이 노동계, 국민들이 다같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다같이 고통을 분담하되 억울하고 불공평한 사람, 특권을
누리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1년을 참고 버티면 내년에는 희망이 보일 것이다.

희망의 징후는 여러군데서 나타나고 있다.

물가가 안정돼 10%가 넘는 폭등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것은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20억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

그리고 흑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국민들이 애국심과 성취동기를 가지고 새 정부를 믿고 같이 간다면
우리나라는 무서운 저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런 국민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다.

우리의 책임은 중차대하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