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간 군사·외교 안보 협력의 역사적 전기가 될 전망이다. 합동 군사훈련 정례화를 비롯해 정보 공조, AI(인공지능) 활용·사이버 테러 공동 대응과 희토류 공급망 확보 등 경제 안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기대된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사전브리핑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뚜렷한 독립성을 갖게 될 한·미·일 협의체는 ‘전적으로 새롭고, 공고하며 예측 가능한 협의체’로 출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공동의 위협으로 규정하고, 3국 간 공동 대응 기조를 천명할 예정이다. 정례적 합동군사훈련, 정보 공조를 위한 핫라인 가동, 북한의 핵 개발 자금 원천인 암호화폐 탈취 등 사이버 테러 공동 대응을 위한 다양한 협의체 구성이 예상된다. 여기에 반도체 핵심 소재인 희토류 공급망 확보 등 공조 범위를 경제 안보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주요 의제 중 하나다. 김 차장의 표현대로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이 21세기 외교사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동은 다자 정상회의 계기가 아니라 별도로 열리는 첫 3국 정상회의다. 3국 정상회의는 19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2차례 있었으나, 모두 국제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렸을 뿐 3국 정상회의만을 위한 단독 행사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공조가 이처럼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것엔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관계 개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동안 한·일 간의 갈등으로 한·미 동맹, 미·일 동맹 등 양자 동맹만이 역할을 하는 구조였지만, 한·일 관계 개선으로 3각 협력의 틀이 제모습을 갖췄다. 북한은 한·미·일 협력이 가시화하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이 얼마 전 지도에서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곳을 가리키며 전쟁 준비를 독려하는 사진이 북한 매체에 실렸다. 한·미 동맹을 넘어 한·미·일 군사 협력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