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는 17일 검찰에 소환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최악의 국가폭력’이라고 맹비난했다. ‘검찰이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설득력 없는 억지와 떼쓰기에 불과하다. 주변 인물이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은 판국에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필수불가결한 절차다. 국민적 의구심이 부푼 상황에서 정치적 탄압만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검찰 수사는 ‘조작’이라며 기본적인 사실관계까지 왜곡하고 나섰다. 문제시되는 백현동 용도변경에 대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요구해 이뤄진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에 불과하다. 용도 상향을 요청한 바 없으며 성남시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회신한 국토교통부 공문이 이미 지난해 9월 공개됐다.

이 대표 방탄에 올인하는 민주당 행태는 더욱 구태적이고 반민주적이다. 소환 사실이 알려지자 당 대변인은 TV 카메라를 불러놓고 수사 담당 검사 이름을 거명하며 “검찰에 경고한다”고 했다. 의혹이 커지면 현직 대통령이라도 검찰에 나가 해명하는 게 민주국가를 지탱하는 사법 절차의 핵심이다. 거대 입법권력이 수사 검사를 협박하는 건 용납하기 힘든 법치 파괴이자 삼권분립 도전이다.

불리하면 국가폭력을 들먹이는 야당 행태는 고질병적이다. 조국 씨도 입시 비리로 딸(조민)이 기소되자 ‘차라리 나를 남산으로 끌고 가 고문하라’며 반발했다. 지극히 사적인 파렴치 범죄와 국가폭력인 고문의 비교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그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자신이 범죄 사실을 부정한 만큼 진실을 확정하기 위한 사법 절차 돌입은 수사 검사의 의무다. 자신들은 가붕개와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여서 특혜를 받아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아니라면 군말 없이 사법 절차에 순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