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에 대한 안전성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도쿄전력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게 요지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돼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4∼5년에서 길면 10년에 이르고, 삼중수소 등 방사능 영향도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미만으로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1년 8월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주도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해왔다. 보고서는 그간의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물이다. 일본이 제공한 자료와 질의·답변, 우리 쪽 전문가의 IAEA 시료 교차 분석팀 참여, 현장 시찰단 파견 등을 통해 도출한 정부의 결론인 만큼 신뢰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이 설명해온 내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국민의 정서적 불안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는 것도 성급하다. 양국 정부가 협력·공조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여러 번 고장이 발생한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크로스플로 필터’ 점검 주기 단축, 5개 핵종 추가 측정 등 우리 정부가 요구한 기술적 보완사항을 일본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에 일본이 시비를 거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검토 보고서는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정부는 향후 일본의 최종 방류 계획을 확인하고, 적절성과 이행 가능성 등도 충분히 검토해 종합 판단하기 바란다. 일본 측 처리계획에 변동이 있는지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조만간 열릴 양국 고위급 회의에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후속 조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