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정부’의 추락하는 고용 실상이 여러 통계로 거듭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비(非)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보면 취업·창업 등 구직 의사가 있는데도 노는 사람이 400만 명에 달한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806만 명으로 사상 최대라는 통계가 나온 게 지난주다. ‘조사 이후 최악’이라는 통계가 한 주 새 또 나왔다. 그사이에 한국 청년실업률이 비청년실업률의 3.4배로 OECD 회원국 중 5위라는 민간 조사(한국경제연구원)도 나왔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할 정도가 돼 버렸다.

통계청의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실업통계 바깥의 방대한 구직희망자들이다. 사실상 실업자인 ‘1년 이내에 취업·창업 희망자’가 399만4000명(8월 말 기준)으로, 이 조사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최대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나. 한국의 고용통계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 따르면서 1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한다. 동시에 일자리가 없거나 구하기 어려워 구직을 포기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돼 실업자에서 빠지는 통계방식의 구조적 맹점이 여기에 담겨 있다. 요컨대 고용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을 수립할 때 이 400만 명은 실업자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고용통계에 대한 비판·옹호 입장차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측면은 있다. 국제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공시족’ 등처럼 시험 시점에 따라 여기에 포함되기도 하고 않기도 해, 이것으로 인해 실업 실상이 왜곡될 수 있다. 어떻든 비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1년 이내에 구직 희망자’가 400만 명이라면 일시 병목 현상 이상의 문제점이 고용시장에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이 취직을 바라는 주된 이유가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서’(72%)라는 사실을 봐도 그렇다.

400만 명은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24%에 달할 만큼 많다. 실업 상태이면서 ‘실업자에 끼지도 못한’ 고용시장 주변부의 이런 노동 약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크나큰 문제다. 정부가 고령자 ‘관제(官製) 알바’를 늘리면서 통계 분칠에 매달리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다. 새 기업이 속속 생겨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태동할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노동개혁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런 인력을 내버려둔 채 저출산과 경제활동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것도 난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