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자 글로벌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은 물론 금, 은, 구리 등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무차별적으로 돈이 몰리고 있어서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지수도 이틀 연속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부동산도 지난 6월 ‘V자’ 반등을 이루며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금값은 사상 처음 트로이온스(약 31.1g)당 2000달러를 돌파했고, 은 가격도 2013년 8월 이후 최고치다. 구리 가격 역시 코로나 이전 고점을 뚫고 강세를 지속 중이다. 미 국채 수익률은 만기와 무관하게 거의 모두 사상 최저(채권값은 최고) 수준이다.

특이한 것은 통상 경제위기 때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지만 최근에는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은 물론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까지 상승세라는 점이다. 경기회복 기대와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데다 달러 약세, 저금리,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는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낮아진 데다 막대한 통화 발행으로 기축통화로서 위상이 흔들리며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문제는 ‘뉴노멀(new normal)’로도 불리는 이런 현상이 실물경제 회복과는 무관한, 과잉 유동성이 빚어낸 것이라는 데 있다. 돈이 넘치고 금리는 낮다 보니 조금이라도 수익이 난다 싶으면 가리지 않고 사들인 결과다. 하지만 이런 자산가격 급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전문가 중에는 “실물경제와 분리된 자산시장 과열은 경제위기의 전조”라고 지적하는 이가 적지 않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모두 그렇게 시작됐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코로나는 경제 외적 변수인 만큼 백신 개발 등으로 위기 원인이 제거되면 실물경기는 급속히 회복될 수 있고 자산가격 상승은 그런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빈사상태였다는 점이다. 또 다른 돌발 쇼크라도 터지면 상상하기 힘든 충격이 닥칠 수도 있다. 주가 상승과 반짝 개선된 일부 지표를 보고 ‘기적의 선방’ 운운할 때가 아니다. 만약의 경우까지 전제하고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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