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도심을 걸어서 다닐 때마다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것이 있다. 볼륨을 한껏 높인 상점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와 여러 클럽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 소리다. 끊임없이 반복해 울리는 이들 소리는 음악이라기보다 소음에 가깝다. 때로는 스피커를 걷어차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특히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나 화장품 가게를 지날 때면 한쪽 귀를 손으로 막아야 할 정도다. 평소 즐겨 듣는 노래도 공공장소에서 너무 크게 틀어 놓으면 사람들이 불쾌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상가는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음 전쟁’ 수준의 판촉 경쟁을 한다. 그런데 상점 외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 때문에 행인들은 ‘소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환경부가 정한 ‘소음 공해 측정 기준’에 따르면 생활 소음을 단속할 땐 피해 지점에서 5분간 측정한 음량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삼는다. 과태료는 적발 횟수에 따라 20만~100만원이지만, 소음 측정 방식을 간파하고 있는 상가 업주들은 단속반이 보이면 잠시 볼륨을 낮춰 적발을 피해 가기 일쑤다. 순수 스피커 소음과 배경 소음을 구분하기 어려운 점도 단속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소음 기준 자체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상업 지역의 소음 기준은 시간대에 따라 60~70㏈, 주거 지역은 60~65㏈이다. 60㏈ 이하의 음량이라면 밤새 스피커를 틀어도 불법이 아니다.

해당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 시 스피커를 꺼버리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다. 규정을 탓하기 전에 지자체는 상인회 등과 소통하고 협의해 상가가 자율적으로 소음공해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윤기홍 < 충북 청주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