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맛이 제일 좋아"…돌아온 보리차 전성시대
차음료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유행을 타고 판매량을 끌어올리던 헛개차와 옥수수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보리차와 홍차, 녹차 등 전통 차음료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마케팅에 이끌려 신제품에 잠시 한눈을 팔더라도 결국 익숙한 맛으로 돌아오는 국내 소비자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2020년 10월~2021년 9월) RTD(ready to drink·즉석 음용) 차음료 시장 규모는 2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2899억원) 대비 1.9% 증가했다.

RTD 차음료 시장 성장은 보리차 상품군이 이끌고 있다. 올해 보리차 상품군 판매액은 662억원으로 전년(627억원)에 비해 5.5% 늘어났다. 2019년(547억원)과 비교하면 20% 이상 증가했다. 홍차와 녹차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홍차 상품군 판매액은 386억원으로 전년(335억원)보다 15.1% 늘었다. 녹차 상품군 판매액은 전년(90억원) 대비 13.2% 증가한 10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헛개차와 옥수수차는 고전했다. 2019년 634억원에 달한 헛개차 판매액은 지난해 596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57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옥수수차 판매액도 2019년 599억원에서 올해 514억원으로 14.2% 줄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숙취에 좋은 차음료로 마케팅하던 헛개차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회식 등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익숙한 맛인 보리차로 그 수요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리차 시장에선 웅진식품의 하늘보리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늘보리의 올해 10월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늘어났다. 하늘보리는 웅진식품이 1999년 선보인 국내 최초 RTD 보리차 음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