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사장 채용비리 '의혹' 제기된 날…예고 없이 앞당겨 발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58·사진)의 각종 비리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청와대와 HUG 등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지난달 이 사장의 여러 의혹과 관련해 HUG 직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청와대는 일부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감사원에 정식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HUG 노조도 지난 5일 이 사장의 각종 의혹을 폭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복수의 HUG 임직원과 금융노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자마자 부산 관사에 가전·가구 교체 비용으로만 3000만원 이상 사용했다. 또 1000여만원을 들여 업무용 카니발 시트를 고급 가죽시트로 교체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지적받았다.

노조는 최근 채용 비리도 제기했다. 과거 이 사장이 증권업계에 몸담았을 때 함께 근무한 동갑내기 지인을 개방형 계약직으로 뽑았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일반 직원이라면 보직을 박탈당하거나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 나이의 친구를 보직자로 채용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임직원도 이 사장의 경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 임원은 “이 사장이 의전 소홀을 이유로 운전기사를 3명이나 교체했다”며 “취임 초에는 부서장 가운데 간신이 있다면서 사전 경고한다는 의미로 간신배와 관련한 서적을 배포하는 기행을 일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양호윤 노조위원장은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맞지 않는 이 사장은 거대 공기업을 이끌 만한 자질이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HUG는 지난 5일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다.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경고성 문자를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이어 6일에는 갑작스레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당초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발표 시기를 예고 없이 앞당겼다. 이날 일부 언론은 이 사장의 채용 비리, 내부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선/김형호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