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비주얼(indivisual), 컴포트(Comport), 스포트(Sport), 스포트플러스(Sport+), 레이스(Race). 메르세데스-벤츠 AMG C63 S에 적용된 주행 모드다. 이 가운데 '레이스' 모드를 놓으면 전자식 주행 안전장치가 작동을 멈추고 모든 움직임은 오로지 운전자가 제어한다. 극강의 고성능 모드여서 드라이빙 몰입도는 단연 압권이다. 물론 컴포트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배기음이 크게 줄고, 승차감도 편안해진다. 이 때 역동적 주행의 아쉬움이 남으면 배기음 증폭 스위치를 누르면 된다. 승차감은 그대로 유지하되 배기의 음질과 음량은 사운드(Sound)의 즐거움을 준다. 컴포트 모드는 한 마디로 도심에서 평범하게 주행할 때 사용하면 되고, 스포트플러스나 레이스 모드는 언제든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AMG C63 S를 '이중적인 세단'으로 부른다. 일상의 편안함은 물론 서킷도 공략이 가능해서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디자인
C클래스 기반이지만 AMG를 단순한 C클래스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최대한 튀는 것을 억제했다 해도 역동성을 감추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릴 안쪽에 두른 붉은색 라인은 강렬하되 튀지 않는다. 그리고 붉은 색은 사이드미러 외부에도 표시돼 있다. C클래스의 AMG 버전이란 점을 붉은 색으로 드러낸 듯하다. 측면은 'V8 바이터보'라는 표시와 휠 너머로 보이는 붉은 색 브레이크패드가 돋보인다. 또한 후면 좌우에 자리 잡은 트윈 머플러도 얼핏 보면 C클래스를 평범한 수준에서 튜닝한 것 같은 느낌이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실내도 역시 붉은 스티치가 시선을 끌어들인다. 버킷 타입의 시트는 편하고, 센터페시어도 매우 고급스럽다. 디자인만 보면 그저 고급 세단의 인테리어다. 그런데 화려함을 배제하는 건 AMG만의 특징이다. 디자인의 시선보다 실제 주행 때 최상의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게 AMG의 제품 철학이기 때문이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성능
V8 4.0ℓ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 510마력이다. 476마력의 C63과 엔진은 동일하지만 'S'라는 글자에 어울리도록 출력은 더 높였다. 먼저 컴포트 모드를 경험하면 여느 편안한 세단과 다르지 않다. 물론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지만 스포트로 모드를 바꾸면 승차감의 변화는 손쉽게 체험할 수 있다. 나아가 스포트플러스를 선택하면 모든 움직임이 가속페달과 스티어링 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렁찬 배기사운드와 함께 순식간에 속도가 오르고, 레이스 모드로 변경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오로지 달리기를 위한 제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개인적으로 5가지 주행 모드의 차이가 너무나 뚜렷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주행 모드가 주는 장점이 분명해서다. 게다가 뒷좌석 공간도 넉넉한 편이어서 2인승 또는 외형적으로 화려함을 추구한 정통 스포츠카 부럽지 않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하지만 무엇보다 AMG C63S를 시승하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코너링'이다. 특히 스포트플러스 및 레이스 모드에서 코너링은 레이싱 머신에 버금갈 만큼 일품이다. 물론 컴포트 모드에서도 코너링 수준은 어지간한 스포츠카보다 한 수 위다. C63 개발 때 코너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AMG의 설명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실제 시승 때 느껴 본 코너링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또한 배기사운드와 패들시프터를 통한 변속 느낌도 훌륭하다. AMG가 별도로 개발한 MCT(Multi Clutch Technology) 방식의 7G트로닉은 변속 타이밍이 빨라 스포츠 드라이빙 때 만족감을 높인다. 패들시프터에 반응하는 속도 또한 빨라서 우렁찬 배기음을 들으려고 다운시프팅을 하면 즉각 반응한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총평
사실 AMG C63은 스포츠카 마니아 사이에서 꽤 인기가 높은 차다. 2인승 포르쉐 등은 실용성 면에서 세단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편안함과 고성능을 모두 가진 세단의 일상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게 C63의 장점이다. 그런데 그들 중에서 보다 강력함을 원하는 사람이 있었고, AMG는 C63 S 버전을 내놨다. 하지만 C63 S도 잠재된 성능을 감안하면 외형적으로 크게 시선을 끌지 않는다. 그래서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AMG는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고성능 허기를 달래주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시승]정장 속에 감추어진 야성, AMG C63 S

그리고 AMG를 찾는 소비자의 특징은 화려하지 않되 언제든 발톱을 드러내는 성격의 제품을 원한다. C63 S는 그런 측면에서 편안함과 극강의 고성능으로 만족을 줄 수 있는 차다. 가격은 1억2,690만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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