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대형 가솔린 SUV 파일럿이 국내에 판매를 시작한 이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7월까지 379대가 팔리며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11배나 증가한 것. 혼다 내에서도 파일럿의 판매비중이 어코드 2.4 및 CR-V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할만큼 커지자 회사측은 '파일럿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혼다, 파일럿 인기에 "포드 익스플로러 나와!"

23일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파일럿 알리기의 시작은 포드 익스플로러의 대항마로 자리잡기다. 올해 7월까지 2,702대가 팔린 익스플로러 경쟁차로 파일럿을 육성, 동반성장하겠다는 것. 나아가 파일럿의 판매가격을 익스플로러에 맞춰 아예 수요를 당겨오겠다는 계획도 실행에 옮겼다. 실제 전국의 판매점마다 익스플로러와 비교시승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본지는 수입 가솔린 대형 SUV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두 차종을 비교했다.

▲차체 크기 및 연료효율
차체 너비와 높이는 각각 1,995㎜와 1,775㎜로 두 차가 동일하지만 길이와 휠베이스는 파일럿이 4,955㎜와 2,820㎜인 반면 익스플로러는 5,040㎜와 2,860㎜로 파일럿보다 조금 크다.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무게는 파일럿이 1,965㎏, 익스플로러가 2,240㎏으로 파일럿이 훨씬 가볍다. 이에 따라 V6 3.5ℓ 엔진을 얹은 파일럿의 효율이 익스플로러 2.3ℓ보다 ℓ당 1.3㎞ 앞선 8.9㎞를 인증받았다.
혼다, 파일럿 인기에 "포드 익스플로러 나와!"

▲편의 및 안전품목
파일럿은 전면 그릴 안에 단 레이더와 유리 안쪽 윗부분에 장착한 카메라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추돌경감제동 시스템, 차선이탈경감 시스템 등을 구현한다. 레인워치는 조수석측 도어 미러 아래에 카메라를 붙여 사각지대를 확인한다. 멀티 앵글 후방카메라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에 표시하며, 변환 스위치를 통해 세 가지 모드로 전환 가능하다.

익스플로러도 편의 품목은 만만치 않다. 기어레버를 조절하고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만 조정하면 자동으로 평행주차, 수직주차 등이 가능한 어드밴스드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파워폴딩, 마사지 기능, 자체 세척 기능을 가진 전방 180도 카메라, 핸즈프리 리프트 게이트,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적응형 크루즈컨트롤, 제동 보조기능이 있는 충돌경고 시스템 등을 갖췄다. 5개 숫자로 암호를 구성, 키없이 문을 열 수 있는 키리스 엔트리 키패드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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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파일럿은 신규 '3-본(bone) 하부 프레임'과 고장력 강판을 사용한 차세대 '에이스 보디'를 적용했다. 차체 강성을 높이고 사고 발생 시 탑승객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둔 것. 덕분에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테스트에서 전 부문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가장 안전한 차(TSP+)’로 선정됐다.

익스플로러는 초강성 보론 소재의 앞범퍼 빔과 하이드로포밍 앞 프레임, 고강도 측면충돌튜브 등 3중 안전장치를 탑재했다. 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는 전면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만 '미흡' 등급을 받고 다른 부분에서는 최고 등급인 '우수'를 획득했다.


혼다, 파일럿 인기에 "포드 익스플로러 나와!"

▲판매가격
파일럿은 단일 트림으로 5,460만 원, 익스플로러는 2.3ℓ 리미티드 기준 5,540만 원으로 파일럿이 80만 원 싸다. 가격에 대해 혼다 관계자는 "가솔린 대형 SUV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익스플로러를 겨냥한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혼다, 파일럿 인기에 "포드 익스플로러 나와!"

한편, 최근들어 수입 가솔린차는 유럽 디젤차의 부진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 7월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의 여러 차종이 국내 판매중지 명령을 받으면서 가솔린차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가솔린 대형 SUV도 인기를 얻는 것 같다"며 "얼굴을 바꾼 파일럿과 익스플로러의 2강 구도 경쟁이 점차 뜨거워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